바오로딸들의 원천을 찾아서 9
알바 주교좌성당 (Alba, Cattedrale di San Lorenzo)
그리스도교 역사가 깊은 이탈리아에서, 알바 교구는 로마, 밀라노 다음으로 교구가 설립된 유서 깊은 신앙의 도시입니다. 쿠네오주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알바 주교좌성당의 역사는 250여 년이 넘습니다.
주교좌성당은 11세기에 처음 지은 건물에 여러 번 보수공사를 거쳤고 1970년에 대대적인 수리를 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은 성당 정면 외벽에는 성당의 주보인 성 라우렌시오의 성상과 4복음서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성당 입구의 바닥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초기 성당의 유적을 볼 수 있습니다.
성당 앞 광장에는 알바 시내의 중심가로서 시민들을 위한 축제와 행사가 자주 열리는데 주교좌성당과 알바 신학교는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신학생들은 교구의 행사나 기념일 같은 때 자주 주교좌성당을 오갔습니다.
바오로 가족에게 알바 주교좌성당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오로 가족의 영적 유산인 성체 신심이 이 성당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교황 레오 13세는 1900년을 성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19세기에서 새로운 세기인 20세기로 넘어가는 밤, 즉 1900년 12월 31일과 1901년 1월 1일 사이의 밤에 세계의 모든 성당과 경당에서 장엄한 자정미사를 드리고, 현시된 성체 앞에서 새로운 세기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초대하셨습니다.
당시 알바 신학교의 학생이었던 야고보 알베리오네도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그 역사적인 밤에 이곳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다음 성체조배를 했습니다.
그 밤, 하느님께서는 새롭게 다가오는 세기와 미래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던 알베리오네 신학생에게 당신의 계획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신학생 알베리오네는 기도 중에 성체로부터 나오는 특별한 빛 속에서 “모두 나에게 오너라.”라고 하시는 주님의 초대를 들었습니다. 그는 예언적인 시각으로 “미래의 새로운 사도직과 수단들”을 보았고, 그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복음으로 이끄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 밤의 체험은 오늘날 전 세계 바오로 가족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후에, “그날 밤의 성체조배는 ‘앞으로 그의 사도직을 탄생시키고 살아가게 할 특별한 사명과 정신을 위한 결정적인 밤이었다.”(AD 13)라고 회상하였습니다.
성당의 중앙 제대 양편으로 제대가 또 있습니다. 그중 오른 편에 있는 제대가 바로 알베리오네 신학생이 20세기로 넘어가는 밤에 기도하면서 새로운 세기의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을 받은 장소입니다.
알바 주교좌성당을 방문하는 바오로인들은 120여 년 전, 이 제대 앞에서 기도를 드리던 신학생 알베리오네가 새로운 세기의 사람들을 위한 사명을 받은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그의 정신을 이어가는 바오로 가족은 변화하는 세상과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여전히 기도합니다.
신학생 알베리오네는 1907년 6월 29일에 알바 주교좌성당에서 사제품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