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행복한 나무

Marina333 1,071 2013-10-23 23:10:09
겹겹이 포개진 나뭇잎 사이로 이따금 바람의 손길이 지나가면 그 얇디 얇은 얼굴에 빛이 스며 이제 막 태어난 것 같은 순수를 입는다. 
나무는 그 순간 자신이 나무라는 것을 잊고 새싹이 된다. 
그러면 그를 비추는 따스한 햇살이 "그래, 그래. 좋구나. 예쁘다."라고 속삭이는데 아,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행복이란 단어조차 그 신비를 다 담을 수 없다. 
몇 백년을 그저 그 자리에 항상 머물며 이 세상 하염없이 바라보던 나무도 그 분 앞에선 막 돋아난 새싹이 되는데 하물며 한 백년도 제대로 살지 못 하는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매일 천방지축으로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제 멋대로 구는 나를 보시고도 언제나 너는 나의 귀여운 어린 양이라고 속삭여주시며 "나는 네가 예쁘구나. 좋구나. 그래, 그래." 항상 품 안에 감싸안아주고 계시는 주님을 뵈올때면, 내 태생이 망아지일지라도 양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이 샘솟는다. 
그것은 사랑의 기적.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이 하실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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