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나해 7월 8일 하느님의 섭리(+MP3)

7월 8일 하느님의 섭리

구약의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다른 형제들이 그런 그를 시기해서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아넘겼다. 그런데 요셉은 이집트에서 재상이 되었고, 온 세상에 큰 기근이 들었을 때 야곱 집안은 그로 인해 살게 되었다. 이를 두고 요셉은 집안을 살리기 위해 하느님이 자신을 먼저 이집트로 보내신 것이라고 해석했다(창세 45,5.7-8).

다른 형제들은 요셉을 이국으로 팔아넘기는 죄를 저질렀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들과 야곱 집안에게는 복이 되었다. 이런 것이 하느님의 섭리일까? 그들이 그런 죄를 저지르게 한 분이 하느님이란 말인가? 그렇다기보다는 그들의 죄도 하느님의 축복을 막을 수 없고, 하느님은 그들의 죄마저도 야곱 집안을 구하는 도구로 사용하셨음이 하느님의 섭리일 거다. 인간의 굽은 자로 직선을 그으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런데 요셉에게 꿈을 해석하는 특별한 재능이 없었다면 재상이 될 수 없었을 거다. 거기에 요셉은 꿈을 풀이해달라는 파라오 앞에서 “저는 할 수 없습니다만 하느님께서 파라오께 상서로운 대답을 주실 것입니다(창세 41,16).”라고 대답했다. 요셉의 슬기로운 해석을 듣고 파라오는 그보다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거라고 하며 자신을 대신해서 이집트를 다스리게 했다(창세 41,38-41).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그게 화근이었고 동시에 복이 되었다. 예수님은 당신이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아셨고 당신도 아버지를 사랑하셨다. 그 때문에 그분은 적대자들에게 죽임을 당하셨지만 부활하셨고 우리는 하늘나라를 선물로 받았다. 예수님이 받은 사랑이 곧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사랑이다. 그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우리를 예수님처럼 살게 한다. 그리고 거기서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한다. 우리는 요셉과 함께 있었던 하느님의 영, 예수님이 십자가의 죽음까지 감내하게 했던 하느님의 사랑을 지녔다. 그것은 이웃을 살리는 능력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발휘되는 내 안에 있는 하느님의 능력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외아들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으니 그분을 따라 이웃에게 헌신하는 이들도 마땅히 그렇게 해주신다.

예수님, 사도들을 파견하셨듯이 오늘도 사람을 살리는 능력을 부어주시며 저희를 보내십니다. 의심하지 말고 오직 주님만을 믿고 신뢰하며 주님 말씀을 전하고 주님처럼 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실수하고 실패도 할 겁니다. 그러나 제가 주님을 섬기는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저의 실패와 잘못도 당신께 영광이 되는 좋은 도구가 된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생각과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