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7월 9일 회개, 복음화의 시작
복음화율을 단순히 인구 대비 신자 숫자로 계산하는 보도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세례 받게 하는 게 선교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의 신학적 정의는 잘 몰라도 복음화는 말 그대로 세상을 복음의 가치대로 바꾸는 걸 거다. 삶을 대하는 태도, 이웃을 대하는 방식, 사회의 법과 제도 등 모든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바뀌는 것이다.
회개가 이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고 또 그 끝이 될 것 같다. 삶은 마음에서 시작되고, 사람들이 물건과 제도와 법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회개하라고 하셨다. 하늘나라가 아주 가까이 와 있고 또 이미 왔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전하라고 사도들을 보내셨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하신다.
몇 해 전 소록도 천사라는 이름으로 두 수녀님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두 수녀님이 보여주신 봉사와 헌신 그리고 겸손과 단순함에 사람들은 감동을 넘어 신성함을 느꼈을 거다. 주님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40년을 그렇게 살고, 늙어서는 그들에게 짐이 될까 봐 처음 들고 온 가방만 들고 홀연히 떠난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두 분은 사랑 속에서 지내셨으니 늘 주님과 함께 계셨다. 그런 삶이 정말 정말 부럽다.
선교는 이리 떼 가운데서 양으로 사는 것이다(마태 10,16). 그것은 이기적인 것을 넘어 탐욕적이고 폭력적인 세상 속에서 봉사 헌신 희생하겠다는 결심이다. 그것이 복음과 십자가의 주님을 전하는 것이다. 무모한 결심이지만 슬기롭고 순박하게 실천한다. 도전과 박해를 피할 수 없지만 그 안에 분명 길이 있다. 그들을 바꾸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끝까지 그 가치와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기만 해도 그는 승리한 것이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는다(마태 10,22). 예수님 때문에 그런 것이니 주님은 그와 함께 계시고 또 함께 박해받으심은 당연하다. 그리고 주님을 단순하게 따르는 그의 순수한 마음속에서 적대자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바로 그 자리에서 가르쳐주실 것이다. 그러니 그런 건 고민할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봉사하고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예수님, 주님의 말씀과 삶이 제가 사는 방식이고 그 이유입니다. 세상은 종교라고 말하지만 저는 진리라고 믿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진리이고 주님의 삶이 제가 사는 길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자유로워지고 마침내 주님과 함께 영원히 살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반대와 박해 속에 있는 주님의 길을 보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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