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7월 6일 연민과 도움
재채기처럼 감출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 첫눈에 반하는 좋고 끌리는 감정도 그렇겠지만 그보다는 연민이 더욱더 그렇고 보편적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것이 딱한 처지에 놓인 것을 보면 저절로 마음이 움직인다. 혹시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그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다.
누구나 다 연민을 지녔지만, 누구나 다 연민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말과 마음과 행동이 하나인 분이셨다. 그분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셨고, 그 말씀과 같은 마음을 지니셨다. 그분의 연민은 곧바로 치료, 퇴마,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기적으로 이어졌다. 그분의 연민은 그 사람의 고통이 전해지는 곳이었다.
예수님은 즉각적으로 행동하셨다. 그분의 선택과 행동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예수님을 불편해했지만, 그분에게는 자연스러웠다. 배가 몹시 아플 때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고, 누구나 다 그걸 바라고, 나를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이 원수라고 해도 그 고통에서 해방해주기를 바란다. 예수님은 그걸 아셨고 그렇게 하셨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곤란하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마음은 정말 다르다.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가 돼서 돌아온 아들의 죄 고백을 듣지도 않고 껴안고 입을 맞추고 잔치를 벌이는 아버지 마음이다. 안식일이어도 병자들이 눈에 보이면 참지 못하고 고쳐주는 마음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해가 뜨면 밝아지고 여름이 오면 더워지는 것처럼 연민은 예수님께는 자연스러운 마음이었고 그분의 행동이 곧 그 연민이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 그런 분이라고 알려주신다.
예수님, 주님 같은 마음은 지녔지만 주님처럼 행동하지는 못합니다. 쓸데없는 것들을 너무 많이 걱정하나 봅니다. 주님처럼 자유로워지려면 왜 가진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하는 지 알겠습니다. 주님을 그대로 따르면 왜 반대와 비난 때로는 모함까지 받을 수밖에 없는지 알겠습니다. 아직은 그런 것들을 무릅쓰고 주님처럼 그렇게 할 용기가 없지만, 최소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 뒤에서 수군거리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부러워하고 응원하고 도울 게 있다면 돕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 얼굴은 슬퍼 보이지만 평화롭습니다. 사랑하는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을 지켜보시는데 기뻐하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저는 구원되고 해방됐다고 알려주시니 어머니는 평화롭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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