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사랑의 상처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사실은 사랑할 때 더 행복하다. 받아야한다면 부족하다는 뜻이고 줄 수 있다면 무엇인가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안다. 이미 사랑을 충분히 받아서 사랑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랑하며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자신할 수 없는 것을 보면 사랑하며 사랑받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 나를 섬겨주기를 바라지만 사실 섬기는 사람이 더 높고 더 부자다. 봉사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 봉사의 첫 번째 수혜자임을 잘 안다.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아무 것도 받을 필요 없는 부자도 없다고 한다.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고 또 도와줄 수 있다.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이 더 풍요롭고 더 높다. 어느 종교든 어느 철학이든 아니 이런저런 복잡한 이론과 분석을 몰라도 이미 우리는 작은 경험을 통해서 이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인색하고 주저하는 이유는 아마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주지 않거나 오해하고 때로는 배반당하기 때문일 것 같다. 사랑과 섬김은 열린 마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그렇게 받은 상처가 더 아픈 게 당연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봉사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감사의 인사를 기대하고 작은 보람을 느끼려는 마음을 어떻게 탓할 수 있나? 예수님 말씀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봉사하고(마태 6,3), 보답할 수 없는 사람에게 주어서 부활하는 의인들의 보답을 바라야하겠지만(루카 14,14) 그게 그 감동만큼 실천은 쉽지 않다. 순수한 봉사를 할 수 없다면 그 상처들이 나를 섬기시는 주님을 기억하게 해주면 좋겠다. 나의 죄를 없애시고 허물을 덮으시려고 오늘도 당신을 내어놓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한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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