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5월 25일 풀린 다리에 힘주기

5월 25일 풀린 다리에 힘주기

 

아!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애들 장난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취소했다. 가진 자의 오만과 폐쇄성의 서투름에 화가 난다. 평화로 가는 길은 정말 험난하다.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정말인가보다. 그렇다고 누구를 비난하고 원망하겠나? 비난해봐야 내 입만 더러워지고 원망해봐야 내 속만 상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과 그들이 품고 있는 것이 달랐음을 몰랐던 거다. 내가 너무 순진하고 아둔했나 보다. 기도도 하기 싫고 성경도 읽기 싫다.

 

 

억지로 편 오늘 전례의 야고보서를 통해 주님은 말씀하신다. “형제 여러분,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심판받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심판자께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형제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사실 우리는 끝까지 견디어 낸 이들을 행복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욥의 인내에 관하여 들었고, 주님께서 마련하신 결말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주님은 동정심이 크시고 너그러우신 분이십니다(야고 5,9-11).” 이런 날을 예상하셨나보다.

 

 

평화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 성인들, 예수님이 어떻게 사셨는지 다시 떠올린다. 평화를 이루는 길은 원래 이런 길이었는데, 내가 잘 몰랐던 거다. 주님이 웃으신다. 이제 나는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우선 또 기도한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약자들의 처지와 마음이 되려고 나를 버린다. 재물과 권력은 을 멀게 하고 마음을 완고하게 만든다. 약자들의 물과 고통을 보지 못하게, 그들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게 한다. 하느님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우리가 가는 이 길의 끝이 어딘지 아주 잘 안다. 평화다. 포기하지 아니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다리가 풀려 잠시 주저앉았지만 다시 힘을 주고 일어나자.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 불행한 날에는, 이 또한 행복한 날처럼 하느님께서 만드셨음을 생각하여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인간은 알지 못한다(코헬렛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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