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10월 25일 완성되는 날
나는 악하지 않고 약하다. 어른이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크게 아픈 데는 없지만,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무엇이 선하고 의로운지 알지만 그걸 선택하고 그대로 잘 실천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잘 안 된다.
어렸을 때는 내 안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줄 알았다. 하얀 날개의 천사는 무기가 없어 삼지창을 든 까만 악마에게 거의 매번 졌다. 그런데 커서 여기저기서 배우고 보니 내 안에 시꺼먼 악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무의식 안에 나를 지배하는 한 두 개의 나쁜 법칙들이 있는 거였다. 그것들은 말 그대로 무의식 안에 있으니 내가 의지적으로 통제하거나 거스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들은 아주 어렸을 때 아주 약했을 때 생존하기 위해서 무분별하게 배워 익힌 것들이라고 한다. 그 법칙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내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나쁜 프로그램은 지우면 되지만 내 안의 그 악성 법칙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후회하고 그것들을 미워하고 기도하고 결심하고 노력하지만, 다시 제 자리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그것 때문에 힘들어한다. 단지 아닌 척하거나 그걸 잘 모르고 지낼 뿐이다. 바오로 사도도 그런 자신을 고백했으니 다른 성인들도 다 그랬을 것이고 어쩌면 예수님도 그러셨을 거다. 아니었다면 유혹을 받지 않으셨을 거고, 우리와는 다른 새로운 종(種)이었을 거다. 이런 생각이 그분의 신성을 훼손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분을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어 참 좋고 안심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의 이 딱한 처지를 아주 잘 알고 계실 테니까.
무의식으로 들어가 그 나쁜 법칙들을 바로잡는 작업은 정말 어렵다. 한때는 그런 일에 열을 올렸지만, 그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고 힘만 들었다. 게다가 이상하게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아마 매일 나의 문제, 상처, 죄만 생각하니 그렇고 나만 생각하니 그랬던 것 같다. 이것저것 배우고 내 안을 들여다본 것으로 충분하다. 잘 안 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노라고 주님께 말씀드린다. 그건 거짓이 아니라 진심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온 힘과 마음을 다해 주님의 사랑 계명을 실천한다. 그러다 또 똑같이 실수하고 잘못하면 왜 그랬을까 후회도 필요 없이 그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주님께 용서를 구한다. 어린아이들이 엄마에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염치없는 줄 알지만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걸 어쩌겠나. 외아들을 내어주실 정도로 하느님은 나를 무한히 사랑하시고 마지막 날까지 자비를 베푸신다고 믿는다.
예수님, 안식일은 일을 안 하는 날이 아닙니다. 창조가 완성되고 하느님이 축복하시는 날입니다. 근 20년 동안 굽어 있던 허리가 펴지고, 아픈 이는 낫고, 죄인이 용서받는 날입니다. 모두가 온전해지고 완성되는 날입니다. 일요일만 그날이 아니라 주님을 믿고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모든 날이 그날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제는 아드님이 아니라 죄인들을 안아 자비와 사랑의 심판대로 데려다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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