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그곳에 마음을 두고
풍랑을 만나 흔들리는 배 위에서 제자들은 겁을 먹었다. 반면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마태 8,24). 하루 종일 사람들 만나고 가르치고 치유하시느라 고단하셨을 거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셔서 배가 흔들리는 것도 모르셨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배는 배고, 당신은 당신이셨다. 흔들리는 것은 배였다.
천둥번개가 칠 때 하느님이 벌을 내리신다고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벼락을 맞아 가전제품들이 망가지지 않게 조심할 따름이다. 천둥번개가 자연현상의 일부라고 알기 때문이다.
제자들에게는 배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도 흔들렸다. 마음에서 이는 풍랑이 훨씬 더 컸다. 예수님은 그 와중에 곤히 주무셨다. 너무 피곤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마음에는 풍랑이 일지 않았었기 때문일 거다.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할 것은 바다가 아니라 마음의 풍랑이고, 하느님을 잊어버림이다.
살면서 크고 작은 풍랑을 피할 수 없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 시련과 도전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면 알맞고 적절한 대응을 하면 된다. 그것을 알려면 정신이 맑아야하고 정신 맑으려면 마음이 평화로워야 한다. 평화는 하느님의 현존의 표지이다. 예수님은 늘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에 그 혼란 중에도 주무실 수 있었을 거다.
부활이요 생명이신 주님, 주님이 화내시고 제자들은 꾸짖으신 것은 그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믿는다고 해도 말뿐 마음이 그곳까지 닿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현존 안에서 살아가게 늘 깨어 있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마음에 풍랑이 일 때마다 마음 한 편으로 물러나 그 풍랑의 실체를 잘 볼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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