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1월 2일 하느님 안에 머무름
‘예수님이 하느님이십니까?’라고 묻는 신자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성부, 성자, 성령 중 누가 하느님이냐고 묻기도 한단다. 정말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말이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교리이지만 사실 이는 믿어야 할 교리이지 이해를 요구하는 이론이 아니다. 그러니 어쩌면 그런 황당한 질문을 하는 신자들을 탓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질문을 하는 이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겠는가? 그저 믿으라고, 아니 믿어달라고 사정할 수밖에.
세례자 요한의 출생은 그 때 마을의 큰 화젯거리였다(루카 1,65).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눈으로 본 사실이니 부정할 수 없었다. 단지 설명할 수 없을 뿐이었다. 그런데 예수님 출생의 비밀은 말 그대로 비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마리아가 들은 대로, 요셉이 꾼 꿈대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증언했다가는 모두가 다 공동체 밖으로 쫓겨나고 마리아는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도 그런 조건 속에서는 하느님 나라를 전하실 수 없었을 것 같다.
하느님은 그렇게 철저하게 감춰질 수밖에 없는 분이다. 그분은 밝은 어둠 속에 계시고, 평화로운 침묵 속에 계신다. 그래서 그분 안에 있는 이들은 모두 온전해지고 안전하다. 아무도 그를 헤칠 수 없다. 믿는 이들을 그렇게 감싸 안으시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다. 어떻게 아냐고? 모른다.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고? 할 수 없다. 단지 믿을 뿐이다. 믿음은 하나이고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고 그분이 하느님이시다.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는 아무도 아버지를 모시고 있지 않다. 아드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이라야 아버지와 함께 산다(1요한 1,23). 이렇게 주님 안에 머무르는 일은 큰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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