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교회가 할 일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따라다녀서 그분과 제자들은 쉴 틈도 없었다고 한다(마르6,31). 그런데 왜 오늘날 성당에 점점 비어가는 걸까?
교회의 전례, 설교, 갖가지 행사들이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신앙이 삶에 도움이 되든지 안 되든지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하느님께 찬미의 제사를 올려야함이 마땅하지만 그것은 신앙이 깊은 사람들만의 일이다. 사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이유도 병을 고치고 악령을 몰아내고 좋은 가르침을 듣고 싶어서였다. 예수님이 사형수가 되자 그 많던 사람들이 그분을 버렸다.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신앙이 많은 의무들이 담겨 있는 또 하나의 무거운 짐보따리가 아니기를 바란다. 사실 그렇지 않다. 외아드님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이 목자 없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양들 같은 당신 자녀들에게 무거운 짐보따리를 지어주실 리가 없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지친 사람들, 상처 받은 사람들, 길 잃은 사람들이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위로받고, 길을 찾는 곳이기를 바란다. 예전에 예수님이 그런 사람들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다. 교우들이 성당의 갖가지 행사에 도우미나 들러리로 불려나가고, 돈이든 시간이든 바쳐야하는 곳이 아니며, 성당지기가 지위 높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위로의 근원이신 예수님, 주님이 하셨던 그 일들을 오늘도 여기에서 이어가게 교회의 봉사자들을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채워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마음으로 저희들을 인도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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