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수호천사) 겸손한 어른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아니 어머니의 태 안에 자리한 그때부터 하느님께서는 그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를 임명하신단다. 세례 받은 이들의 자녀에게만 그러실 리가 없다. 그분은 모든 이의 하느님이시다.
그 천사는 그를 선으로 이끌며 악으로부터 보호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리고 모든 때에 천사의 말에 순종하지 않는다. 아마 아무리 천사라도 자연재해와 불행한 사건을 피하고 병에 걸리지 않게 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건 하느님도 못하시는 것 같다.
어제에 이어 또 어린이처럼 되라는 말씀을 듣는다. 훌륭한 어른이 되어야 할 텐데, 자꾸 어린이가 되라고 하신다. 어린이는 의존적이다. 반면에 훌륭한 어른은 모든 것을 자기 힘으로 하고 나아가 남도 도울 수 있다. 양 극단의 중간, 아니 훌륭한 어른 쪽을 향해 걸어가는 중에 뒤돌아보게 만드는 말씀이다. 독립성과 의존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훌륭한 어른들은 언제나 기도했다. 하느님께 길을 여쭸고 자신이 큰 업적을 이뤘다고 자랑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공을 이웃들에게 그리고 하느님께 돌렸다. 그들은 알았던 것 같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손길이었음을. 어려울 때, 고민할 때, 위기에 처했을 때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흔들리고 열정의 불이 꺼져가고 포기하고 싶을 때 우연히 혹은 작은 것에서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그들이 하느님이 보내주신 수호천사였을 것이다. 작아지지 않으면 커질 수 없다. 훌륭한 어른은 겸손하고 자신을 잘 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은 아무것도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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