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9월 6일 비밀

9월 6일 비

 

예수님은 마귀들이 당신을 알아보고 밝히는 것을 막으셨다. 더러운 입에 당신의 고귀한 이름을 올리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여기셨던 것일까? 학자들은 사람들이 정치적인 메시아, 즉 현실적인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자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신이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그 비을 밝히지 못하게 하셨다고 한다. 마귀들이 우리를 꾀어 넘어지게 하는 부분은 언제나 자신의 안위, 안락한 삶을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입에 당신의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하신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수님은 분명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 치유, 구마, 소생, 위선자들을 고발 등 좋은 일을 많이 하셨지만 그런 모든 것은 없고 오직 십자가 위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신 모습만 우리에게 남겨졌다. 왜일까? 아마도 그런 좋은 일은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죄인을 위한 죽음은 오직 하느님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의 신성은 십자가 위에서 비로소 온 세상에 명백하게 드러났다. 

 

예수님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라고 명백하게 밝히신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제자들의 고백은 즐겨 들으셨고 칭찬하셨다. 오늘도 우리들에게 그런 고백을 듣고 싶어 하실 것이다. 십자가 위에서 저렇게 돌아가신 예수님을 보고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복된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세상에서 좋은 일도 많이 하겠지만, 그들이 들은 복음과 십자가의 예수님에게서 본 것은 분명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이고 선행과 희생을 넘어선 곳에 하느님의 자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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