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7월 31일 십자가의 길
세례자 요한의 삶은 예수님의 삶을 예고했다. 요한이 불의한 권력자의 손에 죽었던 것처럼 예수님도 그렇게 돌아가셨다. 참되게 사는 사람은 누구나 박해를 받고 십자가의 길로 걷는다. 세상은 빛보다 어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라 사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매일 자신의 십자가를 진다. 매일의 수고와 좀처럼 극복되지 않는 자신의 약점도 그의 십자가이고, 자유 평등 평화 같은 인류의 보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받는 도전과 박해도 그렇다. 십자가를 지고 걷는 것이 수고스럽지만 그는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참된 것을 얻는다. 그 기쁨에 그는 계속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진리는 다수결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세를 따라 살지 말고 대의를 찾고 따르라고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 문도 넓고 길도 널찍해서 많은 사람이 편하게 걷는 길의 끝은 멸망이다. 반면에 참되게 사는 길은 비좁고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다(마태 7, 13-14).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이는 점점 고독에 익숙해지고 좋아하게 된다. 그 문은 좁아서 한 번에 한 명씩만 들어간다. 그때엔 가족 친구 그리고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던 이들은 다 사라지고 나만 홀로 하느님 앞에 선다. 지금 여기서 그 시간을 준비하고 증언하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고독과 박해받음이 곧 진리를 따라 살고 있다는 표지는 아니다. 자신이라는 작은 세계에 갇혀 사는 우리는 독선을 고독으로, 수정과 교정의 요구를 의로운 이가 받는 박해로 착각하기 쉽다. 이런 위험과 유혹에서 벗어나는 길은, 또다시 사랑이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를 위해 기도한다면 고독과 독선, 회개의 요구와 박해를 구별할 수 있을 거다. 진리를 따라 사는 이가 지는 십자가는 사랑의 무게일 거다.
예수님,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아무도 탓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세상을 구원하는 십자가를 지셨지만 저는 저를 구원하는 십자가를 집니다. 도전과 반대를 의로운 이가 받는 박해로 여기지 않고 회개하라는 주님의 말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언제나 평화롭게 아드님 뒤를 따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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