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사람들 바람결 따라 들려오는 주의 말씀 들었네….
나를 따르라 나를 따르라 그 그물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 나를 따르라 그 그물을 버리고….
이제 너희가 사람을 낚는 어부 되게 하리라.
이제 너희가 사람을 낚는 어부 되게 하리라.”
예상했던 대로 오늘은 갈릴래아 호수에서 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물의 1/3을 공급하는 갈릴래아 호수는 이스라엘 북쪽에 있는 담수호이다.
갈릴래아 호수는 정말 바다라고 할 만큼 넓었다. 실제로 유대인들은 이 호수를 갈릴래아 바다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호수를 부르는 이름은 다양한데, 유대인들은 호수의 모양에 따라 히브리말로 하프를 뜻하는
키네레트호수(Yam Kinneret)라고도 하고(민수기 34,11 ; 여호수아 13, 27).
그리고 신약시대에는 겐네사렛호수(루카 5,1), 티베리아호수라고도 했다.
아침부터 흐릿하던 날씨는 우리가 배를 탔는데도 여전했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서 자매들은 모두 옷깃을 세우고 모자를 눌러썼다.
어디선지 갈매기들이 낮게 날며 배 주위로 모여들었다.
우리는 풍랑을 가라앉히신 예수님에 대한 복음(마르 4,35-41)을 듣고 잠시 침묵에 잠겨
뱃머리에 부딪히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복음의 내용을 그려보았다.
갈릴래아 호수는 높고 낮은 언덕들에 둘러싸여 있어 기압의 변화로
평소에는 고요하다가도 예기치 못한 폭풍이 몰아치기 일쑤라고 한다.
거센 파도를 만나 고전하는데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고 한다.
제자들은 겁이 나 안절부절못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제자들을 믿고 주무신 게 아닐까.
그래, 예수님은 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우리를 믿으시고 사도직을 맡기신다.
하지만 나는 늘, 예수님께서 약하고 무딘 나를 통해 당신의 일을 하신다는 걸 믿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면서 두려워 뒷걸음 치고 핑계를 댄다.
자연과 바람과 호수를 지배하시고, 나를 만드신 분이 내 곁에 계심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갑판 위에 자리를 잡고 앉자
영화배우처럼 뚜렷한 윤곽과 수염을 가진 선장님이 태극기를 돛대에 올리고 애국가를 틀어주었다.
신기하고 기뻐서 모두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졌다.
상업적인 의도가 다분하겠지만 한국인 순례자들을 위한 배려에 기분은 좋았다.
배에서 바라보이는 호수 주변의 마을들은
예수님께서 본격적으로 공생활을 시작하시고 대부분 시간을 보내신 장소로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예수님의 구원활동이 이루어진 장소였다.
대표적인 갈릴래아 호수 근처 순례지로는 서북쪽의 “타브가”를 중심으로 호수를 끼고
예수님의 고장이라고 부르는 가파르나움 성 베드로 기념 성당이 있다.
그리고 베드로 수위권 기념 성당과 빵의 기적 성당이 있고,
호수 왼쪽에 있는 “쉐이크 알리” 언덕에는 “참 행복 선언 기념 성당”이 있다.
그분은 이 호숫가에서 제자들을 부르시고(마태 4, 15.18) 구원사업을 시작하셨다. (마태 4, 12)
이 근처 외딴곳을 찾아가 기도하시고 호수가 산 위에서 참 행복을 선언하셨다. (마태 5장)
호수 근처 마을의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루카 4, 31)
악마에게 사로잡힌 이들을 해방시키셨다. (마르 1, 39)
그리고 병을 낫게 해주셨다. (마태 4, 23)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을 통하여 당신이 이룩하신 구원을 선포하기 시작하신 곳도 갈릴래아였다. (마태 28, 10)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호수와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분의 사랑에 찬 행동에 대해 생각했다.
갈릴래아 호수는 변덕스러움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우리가 배를 탄 지 얼마 되지 않아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뱃멀미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갑판 위에서 발걸음을 떼어 놓기가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배에서 내려 짧은 시간 버스로 이동한 곳은 요르단 강이 시작되는 부근이었다.
우리가 본 요르단 강의 물길은 청계천 정도의 폭이었지만
넓은 곳은 약 30m 정도나 된다고 한다.
이스라엘인들의 식수원이기도 한 요르단 강물에서
본격적인 구원의 사명을 수행하시기 위해 세례자요한을 찾아와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겹쳐졌다.
요르단 강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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