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인순] 키드론 골짜기를 지나 기혼샘으로

키드론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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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고뇌의 대성당에서 나오니 키드론 골짜기 너머로 예루살렘 성벽이 가깝게 보였다.

옛날엔 험한 계곡이었던 키드론 골짜기는 현재 공원으로 조성되어

많은 나무와 푸른 풀이 자라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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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키드론 계곡으로 내려갔다.

다음에 찾아가는 곳은 기혼 샘인데 키드론 계곡을 걸어서 기혼 샘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걷는 것이 어려운 자매는 차를 타고 다른 길로 기혼 샘까지 가기로 했다.

나는 몇 명의 자매와 함께 안내자를 따라 키드론 계곡을 걷기로 했다.

 

건기라서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은 넓고 평평해서 산책길로 좋았다.

예루살렘 성벽을 배경으로 한 산비탈에 심어진 수많은 올리브나무와 풀꽃들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키드론 계곡과 게헨나 힌놈 계곡은 구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있는 두 개의 계곡이다.

그중에서 예루살렘 성전의 동쪽에 있는 키드론 계곡은

유대인들에게는 장차 도래할 메시아의 재림을 기다리는 구원의 상징이라고 한다.

 

맞은편에서 아랍인 남자가 어린 소년과 함께 양 떼를 몰고 오고 있었다.

그 모습은 사진에서 본 옛날 유목민을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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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었을까 오른편으로 삼각형의 돌 지붕을 이고 있는 바위가 보였다.

다윗왕의 아들 압살롬의 묘라고 했다. 잘난 외모와 재능을 지녔던 다윗의 아들 압살롬,

그는 자신의 그릇에 넘치는 교만으로 아버지 다윗왕의 속을 무던히도 썩였다.

세상의 왕권과 영화가 전부이며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여 하느님과 아버지를 거스른 왕자 압살롬은

모든 것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 옆으로 예언자 즈카르야의 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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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윗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제외하면 무덤은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높은 곳의 바위를 뚫어 문을 만든 것과 돌계단들이 눈에 띠었는데

구약시대 사제가문 무덤의 흔적이라고 한다.

골짜기로 올라갈수록 험상궂은 바위들이 보였다.

몇 차례의 지진과 자연재해를 거친 커다란 바위들과 계곡의 흔적은

그 옛날 이곳이 외지고 경외심을 일으키는 계곡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계곡을 벗어나 차도로 올라가 주변을 돌아보는 동안 자매들이 타고 온 차가 도착했다.

 

발굴을 위해 파헤쳐진 곳 근처의 오래된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 기혼 샘 표지판이 있었다.

구약시대의 히즈키야왕은 다윗성 밖에 있는 기혼 샘의 물을 성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바위를 파서 수로를 만들었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기혼샘은 에덴 정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의 (창세 2,13) 하나이다.

척박한 토지에 마르지 않는 기혼샘의 물을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생명의 물로 받아들인 이스라엘인들의 오랜 신앙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계단 아래로 보이는 닫힌 철창문 안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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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샘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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