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순] 복되신 마리아 영면 기념 성당
시온 산에 있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교 성지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다음
성모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다가 지상 생애를 마치고 하늘에 오르셨음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영면 기념 성당”은 작은형제회의 “최후의 만찬 기념 수도원” 옆
성 베네딕도 수도원 안에 있었다.
성모님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다음 시온 산에서 예수님의 제자들과 함께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십자군 시대 때 지은 “성모 영면 기념 대성당”은 12세기에 이슬람 군에 의해 파괴 되었다.
지금의 기념 성당은 독일의 베네딕도 수도회에서 1910년에 완공하였다.
기념 성당은 일층의 대성당과 지하성당으로 되어있다.
우리는 지하 성당으로 들어갔다. 차분하고 어두운 빛이 감도는 성당 중앙에 성모님의 석상이 놓여있었다.
성모님 상을 모신 곳의 천장 중심에는 어머니 마리아를 하늘에서 맞아들이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주변으로는 구원역사에 참여하는 구약의 여인들, 하와, 유딧, 에스테르, 룻, 미리암 등이 특징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기념성당 벽에는 여러 나라에서 봉헌한 성모님 성화가 있었다.
그리고 성당 오른편과 왼편으로는 성모님 기념성당과 관련된 성인과
왕족들에게 바쳐진 작지만 아름다운 경당들이 있다.
성모님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마음과 몸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제자들을 모아
예수님이 남기신 말씀과 모범을 되새기며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
예수님의 구원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모님의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 신자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태동한 시온 산 성지에 성모님의 영면 기념 성당을 마련했을 것이다.
대성당의 높은 돔과 이 층 창은 하느님의 어머니를 기념하는 성 소피아 대성당의 구조로 지어졌다고 한다.
성모님이 진정 행복하고 복된 분인 것은
예수님 곁에서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루카 11, 28)’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둘러본 성모님의 성지는 신앙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최대의 아름다움으로 꾸며져 있었다.
기념성당의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보고 간다면
성모님이 받으시는 찬미와 영광의 바탕이 되는 죽음의 고통을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성모님이 받으시는 영광은 아들 예수님이 인류를 위해 걸으신 십자가의 길과 죽음을 함께 받아 않으셨고
그 고통을 믿음 안에서 승화시키셨기 때문임을 기억하는 은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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