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5월 22일 메마름과 변형

5월 22일 메마름과 변형

하느님의 말씀을 말 그대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듣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것은 그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렇게 해주신 것이다. 왜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들리고, 또 어떤 이에게는 길거리에서 받는 전단지처럼 느끼는 것일까? 또 어떤 이에게는 예수님이 하느님으로 보이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한 위인으로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오직 하느님만 아신다. 하느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듣고,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게 된 우리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는 사람에게도 하느님의 말씀이 광고전단지 읽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예수님의 신성을 전적으로 의심하게 된 것도 아닌데 그런 때가 온다. 그런데 그것은 좋은 표지이다. 더 성장하고, 더 깊어지는 길에 필연적으로 지나가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견디어냄이고, 일상에 충실함이다.

그런 메마름을 견디어내는데 충실함 이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기억이다. 개인적인 하느님 체험에 대한 기억들,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들에 대한 기억들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그분의 지혜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기록에 의한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뿐이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동안, 그것을 향하고 있는 동안 진리의 영께서 우리를 변형시켜주실 것이다. 아니 지금 그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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