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2월 8일(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해방의 소식

128(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해방의 소식

 

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영혼과 육체가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그것은 나와 함께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머니의 태 안에서 만들어지는 그 날부터 그것은 나와 함께 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쩌면 저 먼 날 에덴동산에서 첫 두 사람이 선악과를 따먹는 그 날부터일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의 모습과 성격이 고스란히 내 안에 들어와 있다. 부모님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물려 받으셨겠지. 그분들의 좋은 것도 나쁜 것 둘 다 내 안으로 들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나쁜 것들을 떼어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는 있나? 좋든 싫든 그것이 바로 나다.

 

내가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 안에서 거울을 보듯 나를 보았겠지. 참 괴로운 이었을 것 같다. 나도 나를 어쩔 수 없는데, 그를 내가 어찌할 수 있었겠는가? 누가 이 죄와 고통의 고리를 끊어줄 수 없을까? 얼마나 큰 보속과 선행을 하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러면 죄의 기억과 상처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걸까?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에페 1,4-5).” 하느님이 그 고리를 끊어주셨다. 죄와 하느님은 함께 있을 수 없지만, 당신의 자녀들은 함께 산다. 아드님 예수님을 우리들 곁으로 보내주시고, 우리와 형제자매가 되게 하셔서 덕분에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 물려받는 죄에 물들지 않게 한 여인을 준비시키셨고, 그 여인 안으로, 이 세상 안으로 하느님이 들어오셨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믿는 것이다. 아니 믿고 싶고 믿어야 한다.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 참으로 염치없고 한없이 고마운 일이다.

 

주님의 그 약속이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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