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나를 따라라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는 것을 본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은 제자들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마르 2,16)?” 이것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불평이고 고발이다. 그런데 제자들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들도 스승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매우 불편했던 모양이다.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의 고발을 당해낼 사람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예수님이 그것을 모르셨을 리가 없다. 그렇다, 그들은 분명히 죄인들이었다. 그것도 숨겨진 죄인이 아니라 모두가 그리고 자신도 알고 있는 죄인이었다. 죄는 분리됨이다. 죄는 하느님과 나를 분리시키고, 공동체 그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분열시킨다. 선한 것을 원하면서도 원치 않는 악을 선택하니 말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서 하느님처럼 살고 싶지만 그와 동시에 죽음으로 이끄는 죄의 유혹을 계속 받는다. 매일 언제나 똑같은 유혹을 받는다. 피해가고 견디어 넘어갈 때도 있지만 속상하게도 대부분 실패한다. 굳이 매의 눈을 지닌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고발하지 않아도 나는 나의 죄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저의 죄악을 제가 알고 있으며 저의 잘못이 늘 제 앞에 있습니다(시편 51,5).”
예수님은 공적인 죄인인 세리 레위(마태오)를 부르시며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마르 2,14).” 그가 자리를 박차고 주님을 따라가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날 이후로 레위가 새 사람이 되었을 리가 없다. 그의 등에는 ‘나는 세리였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을 것이고, 그 또한 그것을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습성 안에 그 증거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을 따른다고 과거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 다 안다. 자꾸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따라오기만 해라.’ 주님의 말씀에 따라 나는 내가 죄인임을 잊고, 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 안에서 산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따라오라고 하시니 따라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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