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못난이 끌어안기
스승님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타볼산에 데려가셔서 눈부시게 빛나는 진기한 광경을 보여주신 것이 화근이었을까? 스승님과 함께 돌아 온 그 세 사람과 남아있던 다른 제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벌였다. 그들 사이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에 대해서 언성을 높였던 것 같다. 궁금하면 스승님께 여쭤보면 될 것을, 그러지는 못하고 정작 도움을 주시려하자 입을 굳게 다물었다(마르 9,34). 그런 자신이 부끄러웠던 거다.
왜 우리들은 남보다 높아지고 강해지려고 하는 걸까? 남자들은 더욱 그런 것 같다. 여자들의 세상은 어떨까? 남보다 나아야 행복한가? 저 높은 곳, 저 꼭대기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에 오르길 바랄까?
저 높은 곳에는 하느님이 사신다고 배웠다. 그리고 거기서 살던 분이 우리에게로 내려오셨다. 가보지도 못한 이들끼리 아웅다웅해봐야 시간낭비 정력낭비다. 그분에게 직접 여쭤보면 된다. 어떻게 하면 그곳에 올라갈 수 있느냐고.
그 때 제자들이 남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 높은 곳이 정말 궁금하고 그곳에 오르기를 원해서 논쟁했다면 왜 그랬냐는 스승의 질문에 입을 다물지 않았을 것이다. 남보다 높아지려고 하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십자가의 주님을 뵈면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들 수 없게 된다. 그 대신 저 높은 곳에 오르고 싶은 순수한 열망을 지니자. 그분이 나를 그곳에 데려다 주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려오셨다. 예수님이 그 길을 가르쳐주셨는데, 어린이 하나를 꼭 끌어 아는 것이다(마르 9,36-37).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아니라, 뭐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고 사람 숫자에도 들지 못하는 사람을 끌어 아는 것이다. 누구보다 먼저 그런 나 자신부터 끌어안자. 그러면 저 높은 곳이 보이려나? 그리고 저 사람도 똑같이 끌어안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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