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12월 19일 시간의 주인

12월 19일 시간의 주인

 

주님의 성탄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사이에 두 가지 신비로운 탄생이야기를 듣는다. 삼손과 세자 요한의 탄생이야기이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부인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다는 것과 주님의 천사가 개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이들은 하느님께 바쳐졌다.

 

삼손의 어머니는 천사 앞에서 너무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판관 13,6) 그의 말을 듣기만 하였다.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에 의심을 품었다가 벙어리가 되었다(루카 1,19-20). 때가 되면 이루어질 것을 믿지 못했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그런 일들을 이루시는 지 우리는 알 수 없으니 입을 다물고 그저 청하며 믿고 기다릴 뿐이다.

 

저 세상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이 세상에서는 무엇인가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 하느님이 그 시간도 만드셨으니 시간의 주인이시고 우리는 그 안에서 산다. 우리가 사물이 이렇게 저렇게 변화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을 아는 것 같지만 사실 알지 못한다. 그저 현상과 과정을 설명할 뿐이다. 작은 씨앗이 어떻게 저렇게 큰 나무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이 시간이 한 일이고 하느님이 하신 일이다.

 

예수님도 표징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크게 나무라셨다(루카 11,29).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탐구가 아니라 신뢰와 믿음의 대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저절로 되는 일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 때가 되면 그렇게 된다. 우리의 몫은 청하며 믿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이 원하시는 일을 반드시 이루신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때는 하느님만 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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