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3월 15일 새롭고 완전한 법

3월 15일 새롭고 완전한 법

 

몇몇 젊은 연예인들의 일탈로 시끄럽다. 그것은 일탈이 아니라 범죄다. 그들의 대화내용은 그들이 그 행위를 장난이고 일탈정도로 간주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엄연한 범죄다. 그것이 엊그제가 아니라 수년 전에 벌어진 일이라고 하니 그동안 피해여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나는 그 젊은이들을 단죄할 자격이 없다. 나도 청(소)년 시절에 그래도 되는 줄로 알고 있었다. 남자들 사이, 심지어 여자들이 함께 있는데도 성적인 이야기, 오늘날 성희롱 죄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낄낄대며 농담하듯 해댔었다. 공적이나 공개적으로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여기저기 모임에서 그래도 된다고, 심지어 가정에서도 여자는 남자를 섬기는 존재로 배웠던 것 같다. 처음부터 그게 그런 게 아니었으니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나고 자랐으니 내 무의식 안에는 그런 생각들이 박혀 있다. 이 외에도 다른 게 더 있고, 아직 모르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러면 안 되는 줄 아주 잘 알지만 그 뿌리가 아직 남아있으니 무의식적으로 그런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들이 튀어나올까 걱정스럽다. 게다가 교회 안에도 이 몹쓸 가부장적인 사고와 사라져야 할 남존여비의 마음들이 아직 남아있다. 참으로 그 뿌리가 깊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고 행동이다. 하느님을 사랑함은 이웃을 내 몸처럼 아끼고 존중하며 도와줌이다. 그가 여자든 남자든 약자든 강자든 이방인이든 죄인이든 내가 받고 싶은 그 존중과 그 사랑으로 그에게 해주라는 것이 하느님의 계명이다.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내 무의식 안에 뿌리를 박아버린 몹쓸 법들을 파내 저 멀리 내던져 버리고 그리스도의 새 법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를 바란다. 근데 잘 안 된다. 내 얼굴 모양이 바뀌지 않듯 그것도 그런 것 같고, 고질병처럼 잘 고쳐지지 않는다. 파내버릴 수 없다면 경계하며 그것들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게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게 내버려둔다. 그러는 사이에 그리스도의 새 법이 내 마음 안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고 그것이 좋은 땅이 되게 일구어야 하겠다.

 

구원의 법이신 예수 그리스도님, 갖가지 악법들의 노예생활에 시달리는 이 불쌍한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주님의 새롭고 완전한 법의 종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지 깊이 맛들이게 하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그 악법들이 고개를 들려고 할 때 저를 깨워주시어 그 놈들의 주장에 쓸데없이 맞서지 않고 그냥 무심하게 흘려듣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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