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주님의 양육방식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럴 때 큰 어른이나 믿을만한 사람이 함께 있으면 걱정스러운 말을 하는 겉모양과는 달리지 마음은 편안하다. 어떻게든 그분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분이 안 계실 때, 혹은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때는 반대로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마음은 걱정하며 그 해결방법을 찾으며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는 것 같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느님을 찾는다. 그 전에 큰 어른을 찾듯이 하느님께 기도한다. 기도의 목적이 마음의 위로나 문제 해결방법을 찾음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기도하는 그를 누가 나무랄 수 있겠나?
제자들은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는 큰 행사를 치르고 지친 몸으로 호수 건너편으로 가고 있었다. 거기에 예수님은 함께 계시지 않았는데 배는 풍랑을 만났다. 호수를 동네 앞마당처럼 여기고 살아 온 어부들도 거친 풍랑 속에서는 두렵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흔들리는 배를 꼭 붙잡고 폭풍이 잦아들고 배가 빨리 목적지에 닿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거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태연하게 거친 풍랑 위를 걸어 다가오셨다. 그 모습은 더 큰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20).” 거친 풍랑에 시달린 적은 있지만 그 위를 걸어오는 사람을 본 적도 들을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려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이에 배는 목적지에 닿았다. 그들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심지어 예수님이 풍랑을 가라앉히지도 않으셨다. 사실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일 때도 그들은 걱정만 했지 한 것이라고는 사람들을 모여 앉게 하고 주님이 만드신 빵과 물고기를 날라다 주고 남은 빵조각을 모은 것뿐이었다. 걱정은 우리의 몫이고 해결은 주님의 몫인가 보다.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마태 28,20) 하신 임마누엘 주님이 당신 모습을 감추시는 것은 우리를 기르시는 양육방법인가보다. 스스로 일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주님이 함께 계시며 반드시 당신의 양들을 안전하게 목적지에 닿게 하신다는 믿음과 신뢰를 자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의 길을 걷는 우리가 겪는 걱정 혼란 불안은 자연스럽다. 오늘도 기도한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우리 안에서 그리고 제 안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걱정이 낙담과 체념으로, 혼란이 조급함과 폭력으로 변하지 않고 오히려 주님과 더 가까워지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게 저를 도와주조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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