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내 안에 감춰진 보물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3,44).”
발견한 그 보물은 밭에 있어야만 보물인가보다. 그렇지 않았다면 보물만 몰래 캐 가면 됐을 거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매일 황금알을 갖고 싶다면 거위를 잘 키워야지 그 거위의 배를 가르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세상과 인간을 만드셨다. 그분과 맺은 계약위반을 생각하면 인간은 오래 전에 아니 만들어지고 얼마 안 돼서 이 땅에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선악과를 따먹고 동생을 살해하고 바벨탑을 세우고 금송아지를 숭배한 이후에도 수없이 계약을 위반했는데도 인류가 아직 생존하는 걸 보면 인간세상 안에 뭔가 있는 게 틀림없다.
계약위반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스스로 자책하고 목숨을 끊으려 해도 하느님은 절대로 그렇게 못하게 하신다. 하느님은 사랑이신데 사랑할 대상이 사라지면 하느님은 정말 괴로우셔서 그러실 거다. 억지인가? 여하튼 하느님은 이토록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정작 우리는 저주하듯 자책함을 거룩함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오히려 교만이다. 거룩함을 가장한 숨어 있는 교만이다.
자신의 죄를 모르든 그것을 알고 자책하든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뭐가 그리 좋으신지 도무지 모르겠지만 그분이 그렇게 사랑하시니 나의 삶 안에는 뭔가 특별한 게 감춰져 있는 게 분명하다. 당신의 아들까지 내어주면서까지 우리를 가지시려고 하시니 말이다. 그게 도대체 뭔지 알아야겠다. 찾아봐야겠다. 이 생이 끝나면 저절로 알게 되겠지만 그 전에 미리 알면 지금부터 신나는 일이 아니겠나. 그것은 전 재산을 팔아 사야할 진주(마태 13,46), 한 번도 빼지 않고 나를 배신했는데도 그 끈을 놓지 못하는 거짓행복약속을 포기하면 얻는 참된 행복이다. 하느님이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나의 삶 안에 그렇게 값진 진주가 묻혀 있다니 오늘도 그걸 찾아야겠다.
예수님, 주님은 참된 행복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하늘에서 그런 말씀을 했다면 말 그대로 저 먼 ‘하늘나라’ 이야기로 들렸겠지만, 저희처럼 땀 흘려 일하고 내적 외적 고통을 받으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으니 믿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저 먼 곳이 아니라 우리 안에 오늘 나의 삶 안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합니다. 주님은 저와 함께 계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예수님을 그렇게 안고 계시듯이 저도 그렇게 안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도 저를 주님의 참된 행복의 길로 인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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