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9월 21일(성 마태오) 영원한 사랑의 빚

9월 21일(성 마태오) 영원한 사랑의 빚

예수님은 공적 죄인인 세리 마태오를 대놓고 불러 당신 제자로 삼으셨다. 죄인들과 섞이지 않으려는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죄인들은 가까이 하지 말아 분리되어야 할 더러운 사람들이었지만 예수님에게는 병자들이었다. 하느님이 주신 선물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해서 다쳐 아픈 이들이었다. 병원에 환자가 있듯이 교회 안에는 죄인이 있다.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죄인들과 어울리시는 예수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예수님은 그들도 당신처럼 아버지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셨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9,13).” 하느님은 처음부터 그러셨고 앞으로도 영원히 자비를 베푸신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을 닮았다는데 왜 자비롭지 못하고 사람을 심판하고 단죄하고 미워할까?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은 아담과 하와의 유전자가 전해져서 그런가? 한없이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이 못마땅하거나, 그렇게 하면 세상은 더 타락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것일까?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해서 다치고, 분리 심판 단죄 미움으로 우리의 영혼은 병들고 마음은 좁아져 삶이 메마른다.

하느님의 마음은 비지 않는 곳간이고 마르지 않는 샘이라서 아무리 베풀어도 줄지 않고 아무리 사랑해도 지치지 않는다. 그런 마음을 지니신 예수님은 마음이 병들고 삶이 메마른 죄인들에게 말씀하신다. “나를 따라라(마태 9,9).” 그분은 영원한 사랑의 채무자처럼(로마 13,8) 살라고 우리를 부르시고 사랑과 자비를 가르치신다. 그분이 우리를 영원한 자비와 사랑의 채권자로 만들어주신 우리 하느님이시다.

예수님, 주님처럼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어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알고 바라는 만큼 마음의 문이 잘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주님을 따르라고 하셨겠지요. 죄책감에 눌리거나 자책 속에 숨지 않겠습니다. 제가 죄인인 줄 저도 주님도 다 압니다. 과거를 후회하고 괴로워하느라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고 사랑과 자비의 영원한 채무자가 되신 주님을 믿고 주님처럼 사랑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렇게 무모한 결심을 하는 저를 도와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