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예수성심 대축일) 악순환의 고리 끊기
창녕의 9살 어린이 학대 사건이 계속 보도된다. 흐릿한 영상이지만 그 아이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파 분노가 일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저 어린아이에게 저렇게까지 했을까.
처음의 그 충격에서 벗어나 그 어른들을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아마 그들도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 같다. 우리는 어려서 보고 들은 대로 행동하고, 받은 것을 그대로 때론 거기에 더 얹어 전해준다. 악순환이다.
하지만 모든 이가 그 악순환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어렸을 때 자신이 너무 아팠기 때문에 자식과 다른 이들을 아프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받은 죄악의 고통은 자신 안에 묻어 없애버린다. 그리고 바로 그 마음에서 사랑과 자비를 키운다.
오늘은 예수성심 대축일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더 가깝게 만난다. 여기서 마음은 감정이 아니라 그보다 더 안쪽에 더 깊은 곳에 있는 지극히 단순한 어떤 것이다. 영이다. 하느님은 영이시고 인간은 그분을 닮은 영적인 동물이다. 거기에 하느님이 계시면 말과 행동으로 사랑과 자비를 뿜어내고, 다른 것이 있으면 그걸 뿜어낸다.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그분 안에 살고 그분이 내 안에 살기를 바라는 이유다.
예수성심 그림은 가시관을 쓴 붉은 핏덩어리 심장으로 표현되고 어떤 것은 거기서 핏방울이 흘러내린다. 피는 곧 생명을 의미한다. 피가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 죽는다. 그분은 돌아가셨고 그 덕분에 우리는 살았다. 세상의 죄인들이 뿜어내는 죄악을 모두 끌어안아 죽음 안에 묻어 없애버리셨다. 그 덕에 죽어야 할 우리는 살았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사랑이다(1요한 4,10). 아들까지 내어주셨으니 하느님의 사랑은 의심할 수 없다. 그것은 완전하다. 이제 우리가 서로 사랑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면 그 사랑은 우리에게서 완성된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 안에,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산다(1요한 4,12).
예수님, 사랑은 상처를 먹고 자랍니다. 그렇게 영혼도 주님을 닮아갑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라고 선포하시니 주님은 진정 하느님이십니다. 두렵고 떨리지만 온유하고 겸손한 주님의 마음을 배우고 닮기를 바랍니다.
예수 성심이시여, 이 세상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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