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영원한 도움의 성모 대축일) 신뢰를 가르쳐주시는 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콘은 수난의 동정녀이다. 두 천사가 십자가와 못 그리고 창과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꽂은 장대를 들고 나타났는데, 이는 어린 예수님이 미래에 겪을 수난과 죽음을 예고한다. 그것이 아무리 인류 구원의 도구라고 할지라도 아들의 그런 운명을 알고 기뻐할 어머니는 없다. 그래서 성모님의 얼굴은 밝지 않고, 기대와 다르게 예쁘지도 않다. 오히려 밭에서 일해 햇볕에 그을린 아주머니의 얼굴이다. 성모님은 천사들이 예고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끝까지 지켜보셨다. 아들의 죽음, 하느님의 죽음을 눈으로 지켜보셨던 분이다. 그리고 시메온이 예고한 대로 예수님은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셨고,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셨다. 그것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하신 어머니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고통을 받으셨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나게 되었다(루카 2,34-35). 이런 수난과 죽음이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는다고 해도, 아니 설령 당신 스스로 그런 계획을 세우셨다고 해도 그 고통과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셨을 것이다. 성모님은 이런 시간들을 견디어내신 분이다. 그러니 그분이 이해하지 못할 고통과 어려움은 없다. 그분이 품어 위로해 주시지 못할 사람도 없다. 종교와 문화와 현실을 초월해서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모든 이들은 이분에게 달려와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성모님은 오래전부터 길의 인도자셨다.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건 사실 지금도 두려운 일이다. 캄캄한 밤이라면 더욱 그렇다. 육지에 내릴 때까지 늘 두렵고 불안하다. 하느님의 품 안에 안길 때까지, 하느님의 집으로 들어갈 때까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하나가 될 때까지 그분은 우리 영혼의 순례를 이끌어주신다. 그 옛날 동방박사들을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했던 그 별이 이제는 성모님의 이마에 놓여 있다. 성모님은 바다의 별처럼 밤바다를 항해하듯 하느님을 찾아가는 우리를 인도하신다. 1980년대 엄혹했던 시절 서슬 퍼런 독재 정권 아래에서 명동성당은 그에 맞서는 모든 연약한 이들의 피신처였다. 성당 앞에서 폭력자들에게서 농성 중인 학생들을 보호하시며 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가라'라고 하셨다. 내가 만일 사제로서 그 자리에 있었다면 붙잡혀가고 말 그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그것이 옳은 길이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린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추기경님도 성모님의 인도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것이 예수님이 그 자리에서 하시려는 말씀이라고 가르쳐주셨을 것이다. 성모님의 곧게 뻗은 오른손이 구세주의 마음을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그분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전달해 주신다.
무엇보다도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시다. 이콘 맨 위 가장 큰 글씨로 이분이 하느님의 어머니시라고 선포한다. 이것은 더 높은 지위와 능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어머니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다. 예수님도 어머니의 뱃속에서 인생을 시작하셨다. 하느님이 정말 사람이 되셨다는 뜻이다. 그리고 성모님은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충실하게 따른 첫 번째 제자였다. 이런 분을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로 내어주시며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게 해주셨다. 거기에 이콘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당신 스스로 이 이름, ‘영원한 도움의 성모’를 가지셨다. 그분은 나를 영원히 도와주시는 나의 어머니시다. 이보다 우리를 위로하고 힘을 주는 이름은 없다. 이보다 아들까지 내어주시는 우리 하느님을 닮은 이름은 없다. 그날 하느님을 무한히 신뢰하며 가브리엘 천사의 초대에 응하셨던 것처럼 그 아드님도 당신의 실패와 죽음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라고 믿으셨다. 이제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무한히 신뢰하는 법을 가르쳐주신다. 교단의 선생님이 아니라 당신의 가슴을 내어주는 어머니로서 우리를 가르치신다.
오늘 6월 27일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축일이다. 이 장맛비가 아니었으면 오늘도 무척 뜨거웠을 것이다. 전례력으로도 아주 뜨거운 시기이다. 24일은 세례자 요한 성인 대축일이고, 29일은 베드로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다. 구약과 신약의 다리인 요한 성인과 예수님의 첫 사도들의 대표들인 베드로와 바오로 성인 축일 사이에 성모님의 날이 있다. 그분은 예수님을 안고 계시다. 거기에 우리는 6.25기념일까지 갖고 있다. 정말 뜨거운 시기이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이 세상 한가운데에서 주님을 증언하느라 애쓰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고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떤 분이신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이콘이 보이지 않는 영적인 실재들을 보이게 해주는 그림이듯이, 그분의 축일도 또한 그분이 우리를 영원히 도와주실 것이라고 선포하고 있다.
예수님, 주님의 어머니를 저희 어머니가 되게 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당신을 잉태하시고 또 떠나보내신 어머니의 믿음과 신뢰를 배우며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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