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7월 8일 욕망의 덤불 속에서 정신 잃지 않으려면 (+ mp3)

7월 8일 욕망의 덤불 속에서 정신 잃지 않으려면

 

치솟는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고 난리다. 각종 대책이 발표되는 데 대부분 무슨 말인지 잘 몰라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조그만 집 한 채 값이 왜 수십억씩이나 돼야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정치인들부터 솔선수범하자고 집 한 채만 남기고 다 팔겠다는 대국민 약속도 한다. 서울시의원의 다주택자들 9위까지 사람들이 소유한 집이 94채라는 조사가 발표됐다. 한 사람이 평균 10채씩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부동산 투기와 집값을 잡는 위원회 활동을 한단다. 어처구니가 없어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부를 축적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은 정말 한계가 없어 보인다. 그런 마음들이 만들어내는 계획들은 귀신들도 따라잡지 못할 것 같다. 오늘 독서의 호세아서가 허물어버리겠다는 그 기념 기둥들이란 남자의 성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호세 10,1.2). 그것들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여겼나 보다. 그들이 누렸던 번영과 평화가 다 그 덕분이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까지…. 부와 힘을 많이 가질 수만 있다면 정말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그 일부 사람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힘들다.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화가 많이 난다. 거기에 요즘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따뜻하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기가 어렵다. 불신이 독버섯처럼 칡넝쿨처럼 빠르게 자라나 세상을 덮는 것 같다. 어제는 성당 하나도 폐쇄됐다. 성체 조배를 하거나 조용히 주님 앞에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점점 사라진다. 이런 세상 속에서 산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히고 마음도 어두워진다.

 

예수님이 사시던 때는 좀 괜찮았을까? 아니다. 겉모양만 다르지 그 내용은 같았을 것이다. 지극히 순수한 청년 예수님은 이런 세상 한복판에서 사셨다. 그분은 세례자 요한이나 다른 예언자들처럼 세상을 저주하거나 독설로 꾸짖지 않으셨다. 그 대신 아픈 사람들, 더러운 영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품어 안아 온전하게 회복시켜 주셨다. 더 나아가 당신처럼 하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셨다(마태 10,1). 그들 안에는 당신을 배반한 사람도 있었다. 하늘나라에서는 하느님 품 안에 있어 모두가 온전하고 안전하다. 그 하늘나라가 예수님 안에 있다고 믿는다. 끝이 없는 욕망들로 제정신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불신이라는 마음의 짐을 지고 사는 오늘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하늘나라를 선물하신다. 사람들이 단 1분 만이라도 세상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온 마음을 다해 주님을 부르며 그 안에 잠시 머무르기를 반복한다면 그 더러운 영이 우리를 흔들지 못할 것이다. 그때에 우리는 온전해지기 때문이다.

 

예수님, 저도 그러니 지극히 순수한 청년의 마음으로 본 이 세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셨을 겁니다. 그래도 주님은 세상을 저주하거나 등지지 않으시고 꿋꿋하게 아버지 하느님처럼 세상을 사랑하셨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게 사람이 되신 이유였음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거저 받은 걸 거저 주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왜들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비난과 개탄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아드님을 전하게 도와주시고 주님의 길로 인도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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