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마리아 막달레나 성인 축일) 회심
사람이 되신 하느님, 하느님의 품에 계셨고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신 예수님이 이 세상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방식을 이해하기는 참 어려우셨을 것 같다. 그래도 제자들이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훨씬 쉬웠을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과 삶은 이 땅의 사고방식과 마음으로는 이해하거나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제자들은 스승을 따라다니면서 난처하고 불안했을 때가 많았을 것 같다. 그러니까 스승을 배반하는 제자까지 나왔겠지. 예수님 말씀처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예수님을 이해하고 담으려면 죽고 다시 태어나는 정도의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인이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루카복음이 그녀가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갔다고(루카 8,2) 하는 걸 보면, 요한복음에서 간음하는 현장에서 붙잡혀와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그 죄 많은 여인이(요한 8,3) 마리아 막달레나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여하튼 성인은 예수님을 만난 후에 전혀 다른 삶의 길을 걷게 되었다. 성인의 삶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그 만남 이전의 마리아는 죽었고 그 이후 성인은 예수님을 따라 살았다.
그녀는 근본부터 바뀌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예전의 그였을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이 바뀌었다고 얼굴이나 목소리나 행동까지 완전히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수님과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선입견에 갇혀 있고 이미 죽은 그녀와 함께 사는 셈이었다. 인생의 밑바닥에 있었고 죽음의 냄새까지 맡았던 그녀를 새사람이 되게 하신 분은 예수님이었다. 그러니 성인에게 예수님은 구세주요 하느님이시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며 그를 위해서라면 비난 모욕 죽음도 두렵지 않은 분이었을 것이다. 성인은 제자들과 함께 다니며 시중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루카 8,3),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성모님과 함께 있었고, 예수님 부활의 첫 증인이고 전달자였다. 바뀌지 않은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죽음은 두려움이었겠지만 마리아 막달레나에게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큰 슬픔이었다. 시신에도 온 정성을 다하는 사랑이었다. 이런 사람이어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예수님, 속이 바뀌었다고 겉도 따라 바뀌지 않습니다. 같은 얼굴, 같은 목소리, 같은 행동이지만 그 지향은 달라졌습니다. 칭찬과 찬사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기뻐하시라고 그리고 보람과 기쁨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일들을 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오늘도 회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을 밝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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