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임마누엘 하느님
옛날에 사람들은 신은 신전에서만 있는 줄 알았다. 이스라엘 백성도 하느님은 예루살렘 성전에서만 계시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 성전이 파괴되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외세의 침략을 받아 성전은 파괴되고 임금과 사제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노예로 끌려갔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은 성당에만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 하느님은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계신다. 사람이 달이나 화성에 집을 지으면 거기도 따라가실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따라다니지 않고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당신을 우리에게 보이고 알려주기를 원하신다. 하느님은 우리를 정말 사랑하신다.
우리는 어디서나 함께 있지만 혼자 산다. 여러 말을 듣기는 하지만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때는 혼자다. 그렇게 뜨겁던 연인의 사랑도 3년이면 식고, 사제나 수도자의 열정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마음이 식어 다시 혼자가 되면 우리는 또 무엇인가를 찾는다. 신앙은 그것이 하느님임을 이미 가르쳐주었다. 거짓 열정에 데고, 깨진 신뢰에 상처받으면 신앙의 가르침을 더 잘 알아듣는다.
함께 모여 경배하고 예배드리지만 기도는 혼자서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하느님께 바친다(마태 6,6). 거기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된다. 들리지 않고 느껴지지 않지만 그분은 내가 바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준다고 하시는 것 같다. 내가 바라는 그것을 주실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을 바라지 않게 해주실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그렇게 해주실 수 있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계신 임마누엘 하느님이시다.
예수님, 주님은 언제나 그리고 끝까지 저희와 함께 계심을 알려주시려고 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시고 돌아가셨고 부활하셨습니다. 이제 주님이 계실 수 없는 곳은 없음을 압니다. 저희는 주님이 함께 계시기를 바라야 하는 줄 모르고 오히려 주님을 피해 달아나려고 하지만 주님은 우주 어디든지 마지막 날까지 저희와 함께 계십니다. 주님은 저희보다 저희를 더 사랑하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서 주님이 저희와 함께 계심을 잊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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