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참된 신앙
오늘은 현대의 순교자 콜베 성인을 기억한다. 성인의 생애를 잘 알지는 못해도 그분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스스로 목숨을 내놓은 거룩한 행동은 그분이 어떻게 살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리스도인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사람은 그분의 선택에 고개를 숙일 것이다. 순교는 종교를 위한 죽음이 아니라 진리를 증언하는 행위이다. 성인은 철학, 신학박사로서 자신이 배우고 아는 대로 살았다.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끝까지 지키고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을 했다. 성인은 그렇게 하느님은 살아계시며 그분은 사랑이심을 증언했다(1요한 4,16). 외아들까지 내어놓는 사랑이라고 증언했다.
생지옥 같고 인간의 잔혹성의 끝을 보여주는 그 수용소에서 성인은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사랑으로 증언했다. 굶어 죽는 형벌을 받는 그 방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이들은 어떻게 기도했을까? 기적이 일어나 그들이 풀려나오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을까? 그런 기적이 일어났다면 성인의 그 선택은 그의 성품을 알게 하는 하나의 일화가 되었을 것 같다. 성인은 그런 기적보다는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4).”
신앙은 내가 바라는 대로 어려운 현실을 바꾸는 비법이 아니다. 오히려 신앙은 나의 것을 버리고 나의 의지를 포기하고 생명까지 내놓게 초대한다. 신앙은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알려 준다. 내일은 성모승천 대축일이다. 성인이 돌아가신 날이 오늘인 것은 우연일까? 아니다, 성인이 그 즉시 하느님 품에 안겼음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다. 예수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겠지만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는다고 증언하는 것이다(마르 13,13).
예수님, 주님은 종교를 창시하신 게 아니라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그분이 빚어 만드신 참 사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신앙은 온 인류와 우주 만물의 보편 언어입니다. 친절과 사랑을 알아듣지 못하는 피조물은 없습니다. 신앙의 참뜻을 깨달아 그대로 살게 이끌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이름으로 성모님을 부르는 이들은 대부분 고달프게 살지만 그들은 더 깊은 신앙을 갖게 되고 삶은 더 거룩해집니다. 성모님은 저희에게 참신앙의 길로 인도하여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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