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우리 안으로 들어오신 주님
새벽에 잠을 깨러 밖으로 나간다. 현관문을 살며시 연다. 까만 코 하얀 코가 문에 바짝 붙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니라 사료를 기다리는 줄 알면서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두 녀석은 새벽부터 사료를 먹다가 내게 와서 잠시 몸을 비비고 또다시 먹으러 가기를 반복한다. 이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 녀석들이 아기라는 증거인 것 같다. 확인하고 제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게 해주는 나도 따뜻해진다.
우리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받아야 하고 그리고 사랑해야 한다. 둘 다 필요하지만 그중 하나를 고르라면 사랑하는 쪽이다. 사랑하면서 사랑받는다. 하느님은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코헬렛의 말씀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젊은이야 네 마음대로 살아라. 다만 이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너를 심판으로 부르심을 알아라(코헬 11,9).’ 정말 두려운 말이다. 마지막 날 하느님 앞에서 얼굴을 들고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이시라고 수없이 듣고 말하는 데도 그날은 여전히 반갑지 않다. 죄에 대한 벌이 떠오르기 때문이고, 마치 모르는 문제가 있는 시험지를 받은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그 문제를 풀지 못해 당황하고 공부를 더 하지 않는 후회가 그 벌일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몰랐거나 배우지 않았다면 그렇게 당황하며 괴롭지 않을 거다. 알면서도 그렇게 안 하고, 그렇게 하려고 해도 잘 안됐기 때문에 괴로울 거다. 내 안에는 큰 돌덩어리 같은 게 있다. 밖으로 밀어내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죄스럽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과 내가 배우고 아는 대로 하려고 해도 잘 안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 같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 9,44).” 제자들이 예수님을 빼앗긴 게 아니라 그분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신 거다. 그분이 그 돌덩어리를 치워주시거나 녹여주시기를 기도한다. 아니면 그런 돌덩어리를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다.
예수님, 코헬렛은 말했습니다. “먼지는 전에 있던 흙으로 되돌아가고 목숨은 그것을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간다(코헬 112,7).” 이 살과 뼈는 흙으로, 제 영혼은 하느님께 갑니다. 이해하지만 아직은 그날이 기다려지지는 않습니다. 시험을 반기는 학생은 없습니다. 기 도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하면 아마 그날이 반가워질 것 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사랑하며 사랑받음을 깨우쳐 알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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