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하느님 생각하기
우리에게는 주일미사참례 의무가 있다. 그 의무는 십계명 중 세 번째,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는 계명의 실천이다. 평일에도 이곳저곳에서 두세 번 미사를 주례할 때도 있으니까 그런 의무가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수도원에 입회하기 전에는 그 의무가 버거웠다. 하느님을 만나는 기쁨보다는 솔직히 그저 행해야 하는 의무사항이었다. 미사 중에 감동과 위로를 받은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상당 기간 주일미사참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교우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미사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체험하는 게 쉽지 않다. 그보다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자연 속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아 보인다. 게다가 일요일이라고 모두가 쉬지 못한다. 생계를 위해서 일요일에도 일해야 하고 그날이 더 바쁜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그 의무를 강조한다면 그건 폭력이다. 그래서 몇 해 전에 그런 교우들에게 관면을 주었다. 평일 적절한 시간에 미사에 참례하면 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제는 주일미사참례 의무를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주일을 거룩히 지내야 한다. 미사참례가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그리고 일요일만 하느님을 만나는 날이어서도 안 된다. 이 의무가 거추장스러운 짐이 아니라 기쁨이고 구원의 체험이 되기를 바란다.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은 두려움이 아니라 위로와 치유 그리고 해방되는 때이다. 수십 년 허리를 펴지 못했던 그 여인이 안식일에 회당에서 예수님을 만나 허리를 펴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루카 13,10-13). 성체를 모시는 것보다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고해소에서 교우들에게 이렇게 권고한다. 아무리 바빠도 그리고 주일미사가 위로와 감동을 주지 못해도, 자신의 영혼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는 할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 세상을 다 가져도 내 영혼을 잃어버리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고, 하느님을 잊으면 안 된다고.
주일이라도 하루 종일 하느님 생각만 하며 지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느님을 잊은 것은 아니다. 벽에 걸린 십자가와 이콘을 매일 수시로 보게 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우린 하느님 생각만 하며 지낼 수 없고 또 하느님을 잊고도 그렇다. 하느님을 만남이 짐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고 그 반대로 편하고 반갑고 일상적이어야 하겠다. 그리고 때가 좋으면 잠시 단 1, 2분이라도 일상적인 의식에서 한 발짝 물러나 마음의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마태 6,6) 하느님과 단둘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어떤 심오하고 거룩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사랑하는 사이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정답게 한다. 하느님도 그 이상 바라지 않으실 거다. 어린이가 무슨 심오하고 거룩한 이야기를 하겠나. 그리고 우리는 일상의 의식으로 돌아가 일해야 하는 줄 잘 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분이시다.
예수님, 주님은 저희에게 참 좋은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좋은 분이십니다. 저희가 마음을 열면 언제든지 만나주십니다. 아니 그 시간을 밖에서 기다리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반갑고 친근하게 주님을 만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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