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신비로운 공간
고해성사 주례는 사제의 주요한 봉사직무이다. 실패, 상처, 고통, 슬픔, 원망, 분노 등의 이야기를 계속 듣는 건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의사를 찾는 사람은 모두 아픈 사람이니 고해소는 본래 그런 곳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집중하고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칸막이 너머에 있는 고해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 숨소리와 그 떨림 그리고 고백이 멈춘 침묵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거기에 고해사제가 말할 차례가 되면 들을 때보다 훨씬 더 조심하고 매우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그때 고해사제는 한 사람의 완전히 열린 무방비 상태의 마음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아기피부처럼 아주 여린 그의 맨살에 손을 대는 시간이다. 하느님이 치유하기 시작하신다.
세상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그 보잘것없는 고해소 공간에서 편하게 그리고 거의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바로 두 사람이 하느님을 믿기 때문이다. 무한히 자비롭고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믿기 때문이다. 그 공간은 비좁은 고해소가 아니라 고해자의 믿음이 만든 신비로운 공간이다. 자신을 위하여 하느님께 내어드린 열린 공간이다.
하느님도 모르시는 게 있다. 그것은 그의 믿음의 깊이와 굳건함이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해보시려고 그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셨다(창세 22,1-2). 예수님은 다시 보게 되기를 바라는 눈먼 이들의 울부짖음을 못 들은 체하셨다. 눈먼 사람 둘이 집안까지 따라 들어 올 때까지 기다리셨고(마태 9,27-29), 예리코에서는 그 눈먼 사람이 더 큰 소리로 당신을 부를 때까지 그냥 가던 길을 가셨다(마태 20,29-32). 부활하신 후에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이 당신을 붙잡을 때까지 기다리셨다(루카 24,28-29). 하느님도 모르시고 당신 마음대로 하실 수 없는 곳이 우리 믿음이다. 마음의 문고리는 역시 내 안에 있다. 내가 하느님께 열어드리고 내어드리는 만큼 하느님은 내 안에서 자유롭게 일하신다. 활짝 열어 다 내어드리면 그분은 아예 그 안에서 사신다.
주님, 문밖에서 서성이지 말고 제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그전보다 좀 더 넓어진 곳에서 편하게 일하십시오. 제 안에 갖고만 있지 사실 별로 아는 게 없는 곳입니다. 이것도 주님이 만드셨으니 알아서 잘해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잘 아시니 저에게도 그걸 가르쳐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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