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4월 1일(주님 만찬 성목요일) 아름다운 사람
남루한 옷차림의 한 소년이 바닥에 앉아 적선을 청하는 여인에게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을 내어준다. 그 소년은 다리가 하나 없어 목발을 하고 서 있다. 머리에 채소 바구니를 손도 안 대고 이고 있는 걸 보니 그의 일상이 어떤지 짐작하겠다. 그 여인의 표정은 어리둥절하다. 주니까 엉겁결에 받기는 하는데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 같다. 한 형제가 보내 준 사진이다. 거기에 이렇게 쓰여 있다. ‘당신의 위대함은 가진 것이 아닙니다. 주는 것입니다.(Your greatness is not what you have. It is what you give.)’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주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저기서 좋은 글이 있는 아름다운 사진이나 그림을 자주 받는다. 하도 많아 대충 보고 지운다. 그 그림은 지울 수 없었다. 마음을 움직였고 잠시 머무르니 눈물이 핑 돌았다. 나중에 다시 꺼내보려고,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하려고 잘 저장해두었다. 내 안에 그리고 모든 사람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다. 다 주시고 외아들까지 내어주시는 하느님, 십자가에 달리신 나의 주님, 나를 빚어 만드신 하느님 모습이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시고 성찬례를 만드셨다. 당신의 지상 삶을 작은 빵과 포도주 한 모금에 온전히 담아 우리가 먹고 마시게 하셨다. 누룩 없는 빵과 포도주는 관리만 잘하면 오래 간다. 그것은 특별한 음식도 아니고 비싸지도 않다. 예수님은 그렇게 쉽게 그리고 마지막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기를 원하셨다. 그리고 우리도 당신처럼 하라고 그 모범을 남겨놓으셨다. 형제의 더러워진 발을 씻어주는 것이다. 가르치고 고발하고 처벌하는 이들은 넘쳐난다. 말없이 가려주고 닦아주고 쉬게 하는 이들은 정말 적다.
학창시절 아버지가 목사인 한 친구가 천주교인들은 죄 지으면 성체 못 모신다고 하면서 참 이상하다고 했다. 배고픈 이들의 양식이고 상처 입은 이들의 치료제라면서, 죄졌다고 못 먹느냐는 것이었다. 그 때는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또 단순한 그의 논리가 맞는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니라고, 죄인이라서 더 적극적으로 받아 모시고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더 달라고 청한다고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다. 우리 하느님은 무서운 심판관이 아니라 나의 죄와 허물을 없애시고, 외아들까지 내어주는 당신의 깊은 사랑 속에 빠뜨려 세상 어느 누구도 그것들을 찾을 수 없게 하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분의 살과 피를 받아 모셨으니 나도 그분처럼 할 수 있을 거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주님처럼 제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이웃에게 제 몸을 내줄 수는 없습니다. 그 대신 그를 도와주고 그의 허물을 가려줄 수 있습니다. 사랑 헌신 희생하겠다는 결심에는 혼란이 없습니다. 단지 그 앞에서 주저하고 그게 그럴만한 일인지 의심이 들 뿐입니다. 옛날에 흠 없는 어린양의 피로 이집트의 모든 신들을 벌하셨듯이 영성체로써 저를 머뭇거리게 하는 모든 것들을 제 밖으로 내쫓아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기억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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