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4월 25일(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어느 날 신학교 요한복음 수업 시간에 이 말씀을 듣고 그 이후 교수님 강의를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사제가 되고 신학 공부 하는 목적을 찾았다고 확신했다. 사제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라 하느님 백성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고 헌신하는 사람이다.
사제로서 그리고 선교사로서 이곳저곳에 달려가고, 이일 저일 맡겨지는 일, 심지어 없는 일도 만들어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중 어느 평범한 날 아침에 나의 삶이 주님을 위해서도 하느님 백성을 위한 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아니 알려주셨다. 다리가 풀려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내 안에서 뭔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열심히 살아 온 것들이 다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나를 위한 것이었다.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게 아니었다. 그 이후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계명을 처음부터 다시 묵상하고 나의 삶을 성찰했다.
수도자는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다. 하느님은 부르심에 응답한 이들을 축성하신다. 그래서 수도자는 축성생활자이고 동시에 봉헌생활자이다. 수도자의 봉헌은 서원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일 매 순간 하느님께 자신을 드린다. 예수님이 불의한 십자가 형벌을 받아들이시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고 그분의 뜻에 당신을 내어 놓으신 대로 수도자도 그렇게 한다. 당신이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하느님이 당신을 사랑하심을 아셨다. 그래서 그분은 목숨을 다시 얻으셨다. 부활하셨다(요한 10,17). 봉헌은 주는 것이지만 사실 하느님께는 되돌려드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하느님은 그 억지스러운 봉헌에 부활이라는 큰 선물로 보답해주신다.
수도자의 삶은 예언자적이다. 그들은 하느님께 순종하고 하느님의 뜻에 목숨을 내놓는 이는 부활한다고 증언한다. 관 뚜껑을 열고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으로 변형된다는 뜻이다. 한 젊은 엄마가 좀 특별한 자식을 키우며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하며 이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있음을 그때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어두운 시간을 보낸 지금은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 아이는 그대로지만 부모들이 그의 세계관에 맞춰 그가 보는 방식대로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아이를 위해 엄마가 자신을 버려서 새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엄마의 봉헌이 사랑이고 수도자의 봉헌도 사랑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니 사랑하는 이들을 새롭게 다시 빚어 만드신다. 그들을 부활시키신다.
사도들도 예수님처럼 중풍 병자를 일으켜 세우고 죽은 이를 되살렸다. 그들은 예수님 이름으로, 예수님을 따라 그런 착한 일들을 했고, 그들은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 믿음의 힘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수도자의 봉헌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의 표현이고 사랑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근원이다. 목숨을 내놓은 그들은 이웃을 살린다. 하느님이 당신을 사랑하셨음을 예수님이 아셨듯이 그들도 그것을 안다. 목숨을 다시 얻음을 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도 하느님을 사랑해서 예수님처럼 부활한다고 증언한다.
착한 목자이신 주님, 주님은 오늘도 양들을 위해 또 목숨을 내놓으십니다. 그날 강의실에서 받은 영감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드리고 맡겼으니 주님 하시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말씀이 당신에게서 이루어지리라 믿으셔서 받으셨던 그 축복을 저에게도 전해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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