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5월 4일 평화와 믿음
어른이 돼서 세례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신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마음의 평화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세례가 곧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평화는 하느님이 그를 다스리시고 그가 하느님께 복종한다는 표지이다. 그래서 평화를 바라는 그의 마음은 도전을 받아 혼란스러워진다.
바오로 사도는 리스트라에서 장애인을 고쳐주며 복음을 전하다가 죽을 정도로 돌을 맞았다. 그리고 안티오키아로 돌아와 제자들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 하라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사도 14,22).
마음의 평화를 바라고 선하고 의롭게 살기를 바라는 이들에게는 어김없이 십자가가 주어진다. 불의하고 악한 세상이 그들의 발길을 어지럽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먼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마음이 그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 도전과 혼란은 참된 평화와 자유를 얻기 위해 필연적이다. 평화를 얻기 위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하느님의 다스림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겉으로는 세상의 우두머리가 예수님의 목숨을 빼앗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신 스스로 내놓으신 거다. 그게 아버지 하느님의 뜻인 줄 아셨고 하느님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하셨다. 이미 그러기로 한 예수님의 마음은 평화로웠다. 그리고 부활하신 후에도 평화로우셨다. 그 평화를 제자들에게 선물로 주셨다(요한 14,27). 평화는 진리에 순종하는 이의 몫이고, 그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표지다. 마음의 평화를 바라고 세례를 받는데 그들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그들은 매일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른다.
예수님, 모욕처럼 들리는 말은 말할 것도 없고 오해와 험담을 듣기만 해도 정말 참기 힘듭니다. 그러면 그냥 저 편한 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이미 예고하신 일인데도 그렇습니다. 정말 저의 믿음과 사랑은 해가 뜨면 이내 사라져버리는 아침이슬 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가리키고 있는 그 손으로 참된 신앙을 저에게 가르쳐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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