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5월 6일 사랑의 길을 찾아서(+MP3)

나해 5월 6일 사랑의 길을 찾아서

 

길을 가다 어떤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는 신용카드 같은 것을 주었다. 가져와 가위로 잘라 버렸다. 예전에도 주운 신용카드를 돌려주려고 했지만 결국 애만 쓰고 잘라버렸던 경험이 있다. 그 카드 주인은 카드 중지시키고 재발급받으면 되니까 그렇게 하는 게 그와 나에게 최선임을 그때 알았다. 어느 휴일에 산행하다 또 카드 한 장을 주었다. 아파트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데 사용되는 카드 같았다. 산행하다 주었다고만 써서 거기 있는 주소로 보냈다. 그 사람은 재발급받아 이미 쓸모없는 카드일지 모르지만, 그에게 이런 마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 사랑의 모범, 삶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세상을 대하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마음이다. 예수님은 완전히 헌신적으로 사셨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다 내주셨다. 그분의 능력이면 세속적으로 잘 살 수 있으셨을 텐데, 그보다는 하느님을 더 사랑하셔서 그렇게 헌신하셨다.

 

예수님은 그게 그렇게 기쁘셨다. 차고 넘쳐서 나눠주지 않을 수 없으셨다. 당신이 그렇게 기쁘니 제자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셨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그분과 하나가 되는 것은 정말 기쁘고 행복한 것이다.

 

요즘 배달 기사들의 고충이 자주 보도된다. 고충이라기보다는 거의 학대 수준이다. 회사는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누굴 바보로 아나, 그러면 그 AI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바꾸면 해결될 일이다. 결국 그 프로그래머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그 회사 소유주의 경영철학이 그들을 그렇게 학대한 셈이다. 좀 더 편리하여지자고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고, 처음 겪는 일이라 잘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더 정의롭고, 인권을 더 생각하고, 거기에 약자를 배려해서 모두가 잘 사는 프로그램과 제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주님의 계명은 아주 단순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평가하며 그 길을 찾는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기술 문명과 제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며 잘 사는 길이다.

 

예수님, 주님의 영, 사랑의 영을 새롭게 보내주소서. 저희만이라도 주님의 영이 이끄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하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소외되고 지치고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해주시고 세상이 그들을 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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