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7월 28일 너울(+MP3)

나해 7월 28일 너울

한낮의 태양을 맨눈으로 보았다간 눈을 다친다. 특별한 도구가 있어야 태양의 겉모습만 간신히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느님은 그와 같아서 중재자가 있어야 그분과 소통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예언자들을 통해서 하느님 말씀을 들었고 그들의 말을 전했다.

모세는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나선 얼굴이 빛나게 돼서 백성들이 그에게 다가가기 두려웠다(탈출 34, 30). 그래서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 후에는 너울로 얼굴을 가렸고, 다시 하느님을 만날 때에는 그 너울을 벗었다.

예수님은 태양보다 빛나는 분인데도 그분을 만난 누구도 눈이 멀지 않았다. 그분은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하고 비난할 정도로 그들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셨다. 예루살렘 입성 전에 산에서 보여주신 그 빛나는 모습에 세 제자가 겁에 질렸던 것처럼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만나는 건 정말 두려운 일이어야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도 겁쟁이 제자들에게 그전처럼 여전히 친근하셨다. 하느님은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 만나기를 두려워했지만, 오늘 우리는 그분과 아주 친하다. 때론 너무 친해서 그분에게 무례하기까지 하다. 온 세상 곳곳에 십자가고상이 있지만, 그 진실 앞에서 두려워 벌벌 떠는 이는 없다. 하느님을 그렇게 살해하고도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믿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믿기 때문에 그렇다. 믿는 이들은 두려워하는 대신 지극히 송구한 마음으로 고마워한다.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한다. 그게 하느님이 원하신 것이었다. 모세는 하느님과 만난 것만으로 얼굴을 가려야 했지만, 오늘 우리는 중재 없이 그분을 만나 대화하고 심지어 그분을 먹고 마셔 하나가 된다. 이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란 걸 알고 고마워하는 사람은 정말 복 받은 거다.

예수님, 사실 이렇게 주님을 쉽게 부를 수 없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저희가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신 거였습니다. 죄, 후회, 두려움 등 주님과 제 사이에 있는 모든 너울을 걷어내 주시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처분해서 그 좋은 진주를 샀던 그 보석상처럼 주님 말씀에서 그런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볼 수 있는 은총을 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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