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8월 28일(성 아우구스티노) 핑계(+MP3)

나해 8월 28일(성 아우구스티노) 핑계

하늘나라는 우리에게 맡겨진 큰돈 같은 것이다. 한 탈렌트가 대략 6억 원쯤 되니까 다섯 탈렌트는 30억, 두 탈렌트는 12억 원쯤 된다. 예수님 비유 말씀에서 그 주인은 그 돈을 이용해 더 큰 돈으로 만들어놓으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돈을 보관만 하고 있을 사람은 없을 거다. 장사에 재주가 없으면 은행에 맡기기라도 할 거다.

사랑은 재채기 같은 거라서 숨길 수 없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 그런 거다. 그렇다고 머리와 어깨에 띠를 두르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랑은 숨길 수 없지만 자랑하지 않고 시끄럽지 않다.

그 비유에서 두 종은 예상대로 주인의 그 돈을 이용해 돈을 더 벌었다. 반면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주인이 무서워 그 돈을 땅에 숨겨두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금고나 은행이 없으니까 그렇게 했다고 한다. 주인은 그 종을 두고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야단을 쳤다. 그 돈을 잃게 될까봐, 주인이 무서워서 그랬다는데 그 주인의 처사가 너무한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우리도 주인의 말처럼 그 종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 그 큰돈을 굴리기만 했어도 이자수익이 꽤 컸을 텐데 말이다.

그 종은 주인이 두려웠던 게 아니라 게을렀던 거다. 게을러서 악했다. 그의 변명대로 주인이 무서웠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 돈을 불려놓았을 거다. 그는 주인이 무섭다고 핑계를 대며 자신의 게으름을 위장하고 합리화시켰다. 숨길 수 없는 사랑을 땅속에 처박아두었다. 돈은 잘못 투자하면 잃을 수 있지만 사랑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사랑은 꺼내 사용하기 시작하면 무조건 커지기 때문이다. 투자는 성공해야 돈이 더 커지지만 사랑은 실패하고 상처받으면 성공했을 때보다 더 커지고 더 순수해진다. 그 씨앗은 겨자씨만큼 작지만 계속 사용하면 새들이 날아와 숨을 정도로 자란다. 그래서 이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그걸 가진다. 우리에게 이 보물이 그냥 주어졌다.

예수님, 서민들은 평생 손에 쥐어볼 수 없는 돈을 비유로 드신 것은 주님이 저희에게 주신 선물이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생 벌어 쌓아 둔 돈은 결국 다 남의 것이 되지만 저희가 불리고 키운 사랑은 온전히 저희 것이 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정말 제 배가 부른 일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시고 두려워말고 그 일을 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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