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10월 31일 하느님과 소통하는 사제직무(+MP3)

나해 10월 31일 하느님과 소통하는 사제직무

‘위급상황시 아이부터 구해주세요.’ 요즘 심심치 않게 보이는 자동차 뒷유리에 붙어 있는 글귀다. 그 글귀가 이기심의 정글 같은 거친 세상 속에 피는 작은 꽃 같다. 그 꽃은 밀림의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으며 이곳저곳에서 핀다. 그 작은 꽃은 연약해서 쉽게 죽임을 당하기는 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여기저기서 계속 핀다.

사람은 이기적이면서도 남을 돕고 희생할 줄 안다. 남을 위해서 내 것을 내어준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았고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사람은 하느님을 알 수 없지만 두려울 정도로 놀라운 숲의 생명력과 복원력 그리고 그 안에서 그렇게 피운 작은 꽃들에 감탄하는 마음은 이미 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억지고 그래봐야 자신만 힘들다. 자신의 얼굴에 부모 얼굴이 있는 것처럼 우리 마음에는 하느님 마음이 있다.

예수님은 영원한 대사제시다. 그분은 하느님과 우리를 중재하신다. 우리는 그분을 통해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하느님과 소통한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셨다. 그분은 그렇게 세상에 영구한 사제직(히브 7, 24)을 제정하셨다. 예수님이 땅 위에서 사실 때 하셨던 모든 일들이 그분의 사제직이다. 그 직무는 하느님 나라를 가르쳐주고, 배고픈 이들을 먹이고, 아픈 이들을 낫게 하고,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는 것이다. 그 직무로 사람들은 하느님과 소통하고 마침내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산다. 나는 죄인이지만 내게 주어진 사제 직무는 참으로 고귀하다.

예수님께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그 율법학자는 그걸 몰라서 물은 게 아니었다. 그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호감을 느꼈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시는지 알고 싶었던 거다(마르 12,28).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가장 큰 계명이라고 하시자 그는 기뻐하며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마르 12, 33).”라고 화답했다. 그것은 평소 그가 갖고 있던 생각이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는 하느님 나라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다. 이제 그는 그대로 실천해서 그곳을 향해 걸어가면 된다. 전례 행위나 기도가 아니라 사랑이 사람을 거룩하게 한다. 사람은 하느님을 닮았고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나의 선행과 희생이 하느님께 바치는 참된 제물이다. 이렇게 자신을 살아있는 제물로 하느님께 바치고 죽음으로 사제직을 수행한다. 이것이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합당한 제사다(로마 12, 1).

예수님, 주님은 제 삶의 모범이고 하느님께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극기와 인내로 마음을 단련시켜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갑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그분은 영원하신 아버지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세례로 받은 사제직을 잘 간직하고 수행하게 지켜주시고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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