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11월 11일(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오직 예수(+MP3)

나해 11월 11일(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오직 예수

우리가 하느님을 볼 수 없고 다 알 수 없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도 여기저기에 따로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번영과 복지보다는 평화가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런데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마음이 산란해지지도, 겁을 내지도 말라고 하셨으니 예수님을 다스렸던 평화는 우리가 아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 27).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 안에 있고 예수님이 곧 하느님 나라라고 말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게 어떤 것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이해가 아니라 믿으라고 하셨을 거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예수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따라 살고 그분을 사랑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는 줄 안다. 그분이 길이고 진리고 생명이다.

베들레헴 마구간 구유에 누인 아기, 성전에서 선생님들과 대화에 열중하는 소년, 병자들을 고쳐주고 죄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마귀들을 호되게 야단치며 단번에 내쫓아 버리는 힘센 사람, 같이 있기 껄끄럽고 주눅 들게 만드는 바리사이들과는 달리 쉽게 잘 가르쳐주시는 좋은 선생님, 그리고 불의한 고발과 죽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평화롭게 받아들이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이분이 예수님이다. 이분이 나의 주님, 친구, 큰형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 하느님은 사람이 친절과 선물 그리고 사랑받음에 약함을 아신다. 그런 것들에 마음의 빗장이 풀림을 아신다. 하느님은 그렇게 빗장 풀린 이들을 직접 다스리신다. 예수님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되면서 세상 것들에 흥미를 잃는다.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번영 공정 평화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세상이 나에게 준 것들을 쓰레기로 여긴다. 그분을 사랑해서 그분처럼 그분과 함께 그분 고난에 동참하고 그분처럼 부활하기를 바란다(필리 3, 8-11).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을 사랑해서 그분과 하나가 되는 거다.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을 알고 그분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요한 17, 3).

예수님, 세상살이가 풀잎 끝에 달린 이슬방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안에 푹 빠져 살지는 않습니다. 초연(超然)은 무관심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고 주님께 대한 신뢰입니다. 그 길도 문도 좁습니다. 꽃길이 아니라 십자가 길인 줄 압니다. 잘은 못하지만, 끝까지 따라갈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처럼 오직 아드님만 보고 살게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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