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나해 12월 10일 기대 대신 희망(+MP3)

나해 12월 10일 기대 대신 희망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내 안에도 이런 경향이 있다. 균형 잡히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열려 있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사를 보고 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평화롭고 거룩해 보이지만 그저 보고 듣기만 하는 것이 다일 수는 없다. 무엇인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에게 그 선택기준은 예수님이다. 그분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이고 지혜라고 믿는다. 남자는 여자 말을 들어야 하고,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한다. 하느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당신을 이렇게 소개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하느님 너에게 유익하도록 너를 가르치고 네가 가야 할 길로 너를 인도하는 이다(이사 48, 17).” 그러니 예수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예수님이 평생을 두고 가르치고 남김없이 실천하셨던 바로 그것이 나의 선택기준이다. 목숨을 내줄 정도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원수까지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내가 그에게 바라는 그대로 그에게 해주며 가장 작은 이들을 돌본다. 내 안에서 그러면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늘 들리지만, 그냥 무시한다. 바보라고 불려도 괜찮다. 어차피 이 세상에서 바라는 게 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나의 주님이 바보셨다. 이렇게 해야 하느님처럼 완전하고 거룩해지고 우리 모두 평화롭다. 예수님의 계명이 모든 법 규정의 본질이고 이 세상에 사는 이유고 목적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사랑으로 하느님과 하나가 된다.

기대하니까 실망한다. 실망이 넘치면 비난하고 미워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는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보는 이는 진리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나의 모든 바람과 판단이 악하다는 뜻은 아니다. 하느님의 뜻보다는 나의 기대와 바람이 마치 재채기처럼 그냥 먼저 튀어 올라와 버린다. 그다음에 그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온 마음으로 바란다. 아쉽지만 내 바람을 기꺼이 버리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새롭게 한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하느님은 실제로 지금도 일하신다, 당신 방식대로.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마태 11, 19).”

예수님,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사랑합니다. 아픈 이를 치료해주고, 잘 못하는 이를 도와주고, 부족한 이를 제가 거저 받은 것으로 채워줍니다. 이런 보잘것 없는 사랑이 어떻게 주님의 일을 참여하고 주님의 구원사업을 도와드리는 건지 모르지만 주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합니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직 주님만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이 어머니를 믿고 아드님을 맡기셨고, 아드님은 저희를 어머니께 맡기셨습니다. 어머니를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바른 길, 주님의 길로 인도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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