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이종훈] 다해 12월 17일 믿음으로 읽는 역사(+MP3)

다해 12월 17일 믿음으로 읽는 역사

대림시기 2부에 들어서면서 예수님의 족보를 듣는다. 신학자가 아니어도 족보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 할아버지는 야곱(마태 1, 16)인데 루카는 엘리(루카 3, 23)라고 한다. 그리고 예수님 조상들은 아브라함과 다윗을 제외하면 그렇게 훌륭한 인물들이 아니고 다윗은 왕권을 남용해서 부하 우리야를 죽게 하고 그의 아내를 차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거기에는 유다인들이 개라고 불렀던 이방인 여자들 이름도(타마르, 라합, 룻, 밧 세바) 여럿 등장한다. 굴곡진 역사고 죄인들의 역사다. 우리의 역사고 나의 역사다. 바로 그런 곳으로 하느님이 들어오셨다.

우리가 이 안으로 들어와 달라고 청하지 않았다. 하느님이 스스로 들어오셨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하느님의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이다. 대신 죽어도 좋을 아들 이사악까지 바치려고 했던 그의 믿음과 신뢰를 보시고 하신 약속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걸고 맹세한다. …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아끼지 않았으니, 나는 너에게 한껏 복을 내리고, 네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한껏 번성하게 해 주겠다. … 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2, 16-18).” 그리고 하느님께 집을 지어 바치겠다는 다윗 왕에게 하신 약속이었다. “너의 날수가 다 차서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 그에게서는 내 자애를 거두지 않겠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2사무 7, 12-16).” 하느님이 당신 백성에게 하신 약속과 축복의 실현이 바로 예수님이다.

마태오는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다윗부터 바빌론 유배까지, 바빌론 유배부터 그리스도까지가 모두 14대라고 한다(마태 1, 17). 이는 성경의 기록과도 잘 맞지 않을뿐더러 현대인이면 그가 어떤 의도를 갖고 이렇게 표현했음을 알아챌 거다. 그것은 예수님 탄생이 하느님의 완전한 계획안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다(갈라 4, 4).’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계획안에 들어가 있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우연은 없고 그분에게 등을 돌리지 않는 한 하느님의 은총과 보호가 미치지 못하는 곳은 없다.

양지바른 곳 바위틈에 민들레 꽃씨가 동그란 모양 그대로 서리를 맞았다. 철이 없어 저렇게 고생한다고 생각했는데 민들레는 4월이 아니라 주변 온도가 맞으면 꽃을 피우는 거다. 4월이든 12월이든 온도만 맞으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하느님은 때가 차면 당신을 드러내신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자손들을 축복하실 거라고 약속하셨고 예수님을 통해서 그 약속을 지키셨다. 그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지만, 예수님을 따라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모든 이들은 없어지지 않고 당신과 영원히 산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 주님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이콘이고 저희는 그 내용을 알지 못하는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주님은 죄스러운 저의 삶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들이지만 주님 때문에 그것이 은혜로운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믿음의 선물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믿음으로 세상사를 바라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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