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혜선 아녜스] “아, 주 하느님, 제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주님의 천사를 뵈었군요.” (판관6,22)

“아, 주 하느님, 제가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주님의 천사를 뵈었군요.” (판관6,22)

 

 

천사들의 합창소리를

들은 적이 있네.

 

어느 예수성탄 대축일 

성야미사 중에

성체를 모시고 자리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데,

 

성가대의 합창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어디선가 매우 곱고 

높은 화음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기 시작하였네.

 

신비하고 황홀한 노래에 

흠뻑 취해 정신을 잃고 있는데

 

신부님의 마침강복이 시작되자

아쉽게도 그 소리는 

금방 사라져버리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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