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40131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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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1월31일 금요일 ‘설’ 복음묵상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12,40)

 

알면서도 잘 안 되는 것이 우리네 삶인가 보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기에 끝을 아름답게 맺어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이 없다.

하지만 희한하리만치 알면서도 제대로 살지를 못한다.

 

모든 것은 한평생 진행형일 수밖에 없나 보다.

훗날의 시간은 현재가 되어봐야 깨닫게 되는 우리의 어리석음.

과연, 우리의 어리석음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설날이다.

한(恨)도 많고 정(情)도 많고,

아픔도 많고 죄도 많았던 민족.

쇠심줄처럼 질긴 그 사연 많은 민족의 설날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부자 되세요”라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인사말이 덕담이 되는 세상이 아니라,

돈으로, 권력으로 치장된 배부른 송장들의 구역질 나는 향연이 아니라,

힘내라 토닥여주고, 함께 울고 웃으며, 보듬어주고 어깨동무 그리워하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배고픈 이웃 생각에 따스한 밥 한술 뜨기가 미안해하던 그런 고향을 잃어서는 안 된다.

불의가 그 극을 달려도, 선한 양심들의 의기투합을 끝없이 보여준 역사를 망쳐서는 안 된다.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지 230년,

조선팔도 순교자의 피가 산하를 흐르고 있고, 그 넋이 살아있다.

올바른 세상을 위해 죽음을 마다 않았던 숭고한 영혼들을 가진 민족.

그들의 피, 그들의 얼을 더 이상 더럽혀서는 안 된다.

 

이 설날,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

못된 인간들이 나라 망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선한 사람들이 선한 마음 많이 보일 수 있어서 인정이 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한다.

성실하게 일하고 땀 흘리는 이들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한다.

민족이 화해하고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어린이들,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한다.

이기심 때문에 온갖 구실 붙여대며 편을 가르는 그런 세상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뒤틀린 민족주의, 국수주의, 차별주의가 없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설날 인사 올립니다.

가족, 이웃들과 잘 보내시고 행복한 힘 얻으시는 명절이기를 기도 드립니다.

 

 

사진 김웅렬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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