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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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1월20일 화요일 복음묵상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코2,27)

 

안식일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편안 할 안(安), 숨쉴 식(息), 날 일(日)이라는 한자들이 합쳐져 이루어진 말입니다. 즉 편안하게 숨쉴 수 있는 날이라는 뜻이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좀 서글픈 생각도 드는 말입니다. 삶이 그만큼 힘들다는 말 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안식일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창세기 1장1절부터 2장4절까지의 창조설화에서 하느님께서 6일간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쉬셨다는 이야기에서 그 기원을 찾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 창세기 1장1절부터 2장4절까지의 내용이 쓰여졌던 시기는 북 이스라엘이 멸망한 후 100여 년이 지난 기원전 597년부터 기원전 538년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남아있던 남부 유다와 예루살렘의 왕족과 귀족, 대부분의 주민들이 바빌론으로 강제로 끌려가 포로 생활을 한 시기입니다. 이를 바빌론 유폐라고 합니다. 그리고 짧지 않은 포로 생활을 하면서 고된 강제노역에 지친 이들이 고향의 삶을 그리워하면서 자기 반성과 함께 선조들로부터 내려오는 자신들의 신앙을 정립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한 부분이 창세기의 1장1절부터 2장4절까지의 창세기 설화입니다. 그리고 창조의 마지막 날 하느님께서는 쉬셨다는 안식일 개념을 집어넣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노역에 시달리는 고달픔으로부터 휴식에 대한 열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여간, 안식일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노동이 주는 고단함으로부터 쉬고자 하는데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유폐로부터 돌아온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종교적 의미로 정립화되었고, 그 영향은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도 주일이라는 의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위하여 안식일이 생긴 것이라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뒤따르는 법들이 사람 위에 선다면 그것은 결국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역행하는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주일을 거룩히 지내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올바르게 이해하고 아름답게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는 뜻입니다. 주일 미사를 지키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주일 미사를 왜 지켜야 하고, 주일 미사를 지키는 이들의 바람직한 삶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라는 말씀입니다. 한 주간의 일어났던 모든 일에 대해 뒤돌아보고 하느님의 지혜를 구하면서 새로운 한 주간을 맞이하라는 뜻입니다.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는 날, 정말 기분 좋은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당신의 사랑으로 창조된 귀하디 귀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 편안한 숨을 위해서 복음은 오늘도 그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겼다는 말씀은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사랑으로 창조하셨고, 그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어떤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도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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