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스케치북

 

[김대열] 20150125 연중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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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1월25일 연중 3주일 복음묵상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코1,15)

 

그리스도인에게 회개라는 말은 너무도 익숙한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와 닿지도 않고 체험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회적이지도 않습니다.

즉, 무엇이 회개를 말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무엇을 회개라고 하는 것일까요?

단지 죄를 깨닫고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을 회개라고 하는 것일까요?

그리스도를 모른다 해도 사람들은 후회도 하고 뉘우치기도 합니다.

똑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쉽게 접하기 힘든 일종의 영적이고 신비적인 어떤 세계를 체험하는 것일까요?

복음이 말하는 회개는 죄에 대한 철저한 통회로 시작해서 결단으로 이어지는 체험입니다.

그리고 죄에 대한 철저한 통회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함으로써 가능해지는 아픔입니다.

결국 회개란 ‘하느님과 나’라는 관계 안에서 자신의 전존재(全存在)를 뒤흔드는 통회의 체험이며, 이는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결단을 허락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회개란 하느님을 만나야만 주어지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커다란 은총입니다.

완전한 분의 그 크신 사랑 앞에서, 불완전한 존재로서 지은 죄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인정하게 되고, 그럼에도 감히 용서를 청하는 마음의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에서 말하는 회개란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사랑의 힘 때문에 자신의 모든 죄가 자연스럽고 선명하게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아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느끼는 아픔입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용서를 청하게 됩니다.

 

그 체험을 청하십시오.

그래야 회개의 의미를 알게 되고 참된 회개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의 불완전성은 또 다시 새로운 죄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 역시 우리 인간의 나약한 조건임을 하느님께서도 잘 알고 계십니다.

이 세상을 다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회개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그분께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변함없이 사랑으로 우리를 용서하실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그분의 사랑을 체험한다면, 그분의 사랑을 이용하려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복음적 삶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믿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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