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2,24)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질 때,
대지는
숨을 죽이며
밀알이 토해내는
마지막 울음소리를 듣네.
한 알의 밀알이
비에 씻기고
그 살이
뜨거운 태양의 세례를 받으며
사라질 때까지
대지가 품고 있던
밀알을
바람에 맡기는
풍장의 시간.
밀알의 완전한 죽음을 알리며
초록의 잎사귀가
움터 나오면
대지는 또 다시
그 열매를 품어줄 준비로
분주해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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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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